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사진 따귀 맞은' 김은경, '거듭 고개 숙인' 박광온…민주당 '촌극'


입력 2023.08.03 14:18 수정 2023.08.03 14:36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대한노인회, 金 면전서 '사진에 따귀'…"정신차려"

'혁신위 노인비하' 논란 극대노…"사퇴하라" 촉구

선 김은경-후 박광온, 노인회 찾아가 '살라미 사과'

김은경, '사진 따귀' 와중에도 "사퇴는 다른 문제"

김호일 대한노인회장이 3일 서울 용산구 대한노인회 중앙회에서 노인 비하 발언 논란으로 사과 방문한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에게 사과를 받고 면담을 하는 중 김 위원장의 사진을 손으로 때리며 분노를 표현하고 있다. ⓒ뉴시스

'노인 폄훼' 발언 사태에 대노한 김호일 대한노인회장이 논란을 촉발한 당사자인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 면전에서 김 위원장의 사진을 손바닥으로 때리는 퍼포먼스를 하며 "정신차리라"고 호통쳤다. 박광온 원내대표도 노인회를 찾아 거듭 사과했다. 당을 혁신해야할 혁신위가 일으킨 소란을 당 지도부가 수습하는 '촌극'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호일 회장은 3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한노인회관에 사과 차 방문한 김 위원장을 향해 "온 국민이 분노하고 노인들이 난리가 아니다"라며 "우리나라 1000만 노인을 대표해 내가 따귀라도 때려야 우리 노인들 분이 풀리겠지만, 내가 (직접) 손찌검 하는 건 안되니까 (김 위원장) 사진에 뺨을 좀 때리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신차려! 정신차려!"라며 김 위원장의 사진을 손으로 들고 때린 뒤 "앞으로 그런 (노인 비하 발언) 일이 없길 바란다"고 꾸짖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청년 좌담회에서 자신의 아들과 나눈 대화를 소개하는 형식으로 "남은 수명(여명)에 비례한 투표가 합리적"이라고 주장하며 '여명 비례 투표제' 논란을 촉발했다. 그러자 대한노인회는 규탄 성명을 통해 "950만명의 노인 세대는 헌법에 보장된 참정권을 무시한 김은경 혁신위원장의 발언에 분노한다"고 성토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최창환 노인회 부회장은 "(김 위원장이) 하신 말씀을 보니 어젯밤에 잠이 안왔다. 이 자리 내려놓을 생각 없느냐. 당신은 자격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하필이면 젊은 사람들 앞에서 '꿈을 가져라, 이 나라에 진정 관심을 갖고 투표를 해라' '절대 빠지지 말고 의견을 표현하라'고 해야지 생각이 없는 것이냐"라고 질타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민주당을 위해서도 (혁신위원장 직을) 그만두시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며 "920만 노인을 대표해서 말씀을 드리는 것"이라고 일갈했고, 이형술 부회장 또한 "(김 위원장이) 그 자리를 그만두고 나와야 내년에 (민주당에) 표를 주지 (자리를 지키고 있으면) 누가 찍어주겠느냐"라고 경고했다. 민주당 혁신위의 임기는 오는 9월까지로 알려졌다.


성토는 이어졌다. 김동진 노인회 상임이사는 "(김 위원장의 노인 비하 발언은) '나이가 많이 들었으니 투표 하러 가지 말고, 시장에도 가지 말고 그냥 죽으라'는 소리와 같다"며 "자기 부모를 (밖으로) 못 나가게 감옥 생활 하도록 유도하는 것과 같다. (혁신위원장 직) 사퇴는 당에서 할 문제고, 이재명 당대표가 앞으로 큰 꿈을 갖고 민주당을 발전시키려면 큰 결단이 필요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이게 이렇게까지 비화가 될 것이라 예상을 못했다. 마음은 순수했는데 설명하는 과정에서 내딴에는 남이 겪은 얘기는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 아들과의 이야기를 소개하며 '투표라는 게 이렇게 중요한 것'이라고 한 것"이라며 "생각치 못하게 판단하지 못했던 부족함이 있었다"고 시인했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한노인회 중앙회를 찾아 김호일 회장과 면담을 하고 있다. 이날 박 원내대표는 노인 비하 발언 논란에 휩싸인 김은경 혁신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뉴시스

김 위원장발(發) 논란에 민주당 지도부까지 고개를 숙였다. 혁신위가 당이 잘되도록 당을 혁신해야 하는데, 오히려 당에 논란을 수습해야할 부담을 주는 '촌극'이 벌어진 셈이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김 회장을 만나 "민주당에서 가끔 막말로 뜻하지 않게 상처를 주는 발언이 나와 우리도 당황스럽고 안타깝기도 하다"며 "젊은 사람들이 '내가 나이 들어도 국가가 나를 책임져주겠구나'라고 생각하고 국가에 대한 충성심을 가질 것이기 때문에 어르신들을 잘 모시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일이고, 우리 당 의원들은 기본적으로 노인복지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강화해야 한다는 데 아무도 이의가 없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 논란에 이틀 째 당 지도부 차원의 공식 사과가 이어졌다. 박 원내대표는 전날(2일)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민주당의 모든 구성원은 세대 갈등을 조장하거나 특정 세대에게 상처를 주는 언행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민주당은 모든 국민의 말씀을 겸허하게 경청하고 배려하는 자세로 언행에 신중하고 유의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10시쯤 자신의 노인 폄훼 발언 논란에 대해 "어르신들 마음을 상하게 한 점 정중히 사과드린다. 어르신들 헌신과 경륜을 존중해야 한다는 말씀 새겨듣겠다"며 "앞으로 이런 상황을 일으키지 않도록 더욱 신중히 발언할 것"이라고 공식 사과했다. 물의를 일으킨 지 나흘 만에 이뤄진 첫 사과다.


다만 김 위원장은 당내에서 '혁신위원장 사퇴 요구'가 나오는 것에 대해선 "혁신위 의지는 그대로 간다"며 가능성을 일축했다. 김 위원장은 대한노인회 방문사과 과정에서 사퇴 요구에 나온데 대해서도 "그것은 다른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