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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만의 유커 귀환”…호텔업계, 기대 높지만 인프라 부족에 '전전긍긍'


입력 2023.08.29 06:15 수정 2023.08.29 06:15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호텔업계 하반기 실적 회복 전망

인프라 개선이 관건, 통역사 등 부족

호텔 가격 치솟아…한국 소비자 불만도

서울 명동 쇼핑거리 관광객들 모습.ⓒ뉴시스

중국인의 한국 단체관광이 재개되면서 호텔업계를 중심으로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인프라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 항공과 숙박, 식당 등 유커를 맞이할 인프라 회복이 이뤄지지 않아 채비를 서둘러야 한다는 분석이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중국 정부가 중국인의 한국 단체 관광을 허용했다. 미국·일본 등 78개 국가에 대한 제한을 동시에 풀었다. 방한 중국인 단체 관광 재개는 2017년 3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보복 조치 이후 6년 5개월 만의 일이다.


중국의 갑작스러운 발표 이후 국내 호텔업계는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사실상 엔데믹 효과로 외국인 고객이 크게 늘면서 호텔업계의 올해 상반기 실적이 개선되 가운데, 하반기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방문으로 실적 개선이 더욱 본격화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국내 호캉스 수요가 증가하면서 호텔들은 지난 2분기 실적이 일제히 반등했다. 엔데믹 전환으로 외부활동이 늘고 외국인 수요가 증가하면서 호실적을 냈다. 하반기는 연말모임 등 호텔 최고 성수기로 꼽히는 만큼 실적 개선이 더욱 기대되는 상황이다.


실제로 신세계그룹 계열 호텔 조선호텔 앤 리조트는 엔데믹에 따른 투숙률 개선에 힘입어 올해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동기보다 18.9%, 507.1% 증가한 1385억원, 85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 4분기 이후 2년 반만의 분기 영업이익 흑자다.


호텔신라 역시 호텔·레저 부문 매출도 1588억원으로 전년 1558억원보다 2% 증가했다. 외국인 관광객 증가 및 국내 레저 고객 증가, 식음료 부문의 매출 성장 등으로 인해 실적이 개선됐다는 게 관계자의 전언이다.


롯데호텔은 2분기 영업적자를 대폭 개선했다.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호텔부문 매출은 40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 증가했다. 영업 손실은 585억원으로 전년 동기(1215억원) 보다 절반 가까이 줄었다.


업계서는 유커의 방문으로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강한 실적 개선세가 나타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본격적으로 실적 상승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은 4분기다. 중국인 단체 관광객까지 들어올 경우 실적 개선 폭이 예상보다 더 커질 것이란 판단을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엔데믹 이후 외국인 관광객 유입 가속화 및 국빈 방문 유치에 따른 실적 호조 및 코로나 기간 중 정착된 호캉스 트렌드가 지속되면서 호텔 부문 실적이 개선됐다”며 “하반기에는 중국 단체 관광 재개에 따라 호텔 추가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 롯데면세점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뉴시스

다만 인프라가 문제다. 6년 만에 돌아올 유커를 맞을 각종 인프라는 아직 정비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중국을 오가는 항공 노선이 코로나19 이전에 비하면 62% 수준에 불과한데다 대규모 관광객을 수용할 숙소, 식당 등도 부족하다는 것이다.


여기에 관광객들을 실어나를 대형 관광버스 운전기사, 중국동포(조선족)가 맡아오던 통역 가이드 등 인력풀을 구성하는 데도 애를 먹고 있는 걸로 전해졌다. 유커를 맞이할 국내 관광 인프라 전반이 사실상 무너진 상태다. 여기저기 부족한 것 투성이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중국 관광객 들이 들어오더라도 수요가 특급호텔로 바로 이어지는 구조는 아니다. 인센티브 트립의 경우 3성급 호텔에 쇼핑+관광 위주로 한다”며 “아직 비행기 중국노선도 회복이 되지 않아 가격이 비싸고 접근성이 좋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어 그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중소여행사들은 물론 대형식당, 3~4성급 비즈니스호텔 등 단체관광객 전용 시설들이 많이 문을 닫은 상태여서 걱정이 크다”며 “운전사와 가이드들도 직업을 바꿔서 당장은 각종 인프라를 모두 재정비하는 게 중요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강조했다.


한국 소비자들의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코로나 기간 동안 천정부지로 치솟은 호텔 가격이 또 다시 오르고 있어서다. 본격적인 유커 유입은 중국의 중추절과 국경절 황금연휴(9월 29일~10월 6일)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 기간 국내 주요 호텔 가격은 이미 2~3배 가량 치솟았다.


대체로 대체휴무가 낀 주말이나 연휴철이 돌아오면 호텔 숙박료는 크게 뛴다. 지역별 차이가 있지만 통상 크리스마스, 설날 등 성수기 연휴 시기 평일 대비 가격 인상 폭이 최소 40%이상 차이가 난다. 예약율에 따라 가격을 조정하고 있어 수요에 따른 변동 사항이 크다.


익명을 요구한 호텔업계 관계자는 “호텔 룸 가격의 경우 일반 상품처럼 소비자가격이 딱 정해진 구조가 아니라 서비스를 포함해 판매하는 제품이기 때문에 가격 변동성이 높다”면서 “주말, 연휴 등에 고객 니즈가 높아지면 수요와 공급 변화로 가격 역시 변동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특급호텔이 막무가내로 가격을 올리는 것이 아니라 가격을 책정하는 담당자가 따로 있어서 각 판매채널별로(홈쇼핑, 코퍼레이트, OTA, 공식홈페이지) 등으로 쪼개져있다”며 “목표하는 경영 숫자를 달성하기 위해 조절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 소비자들은 울상이다. 일각에서는 호텔업계 가격 상승폭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용객들이 바가지 요금으로 금전적 피해뿐 아니라 심리적 상실감마저 호소하는 상황이다.


직장인 김모(35)씨는 “중국 관광객들이 제주도 등 주요 관광지로 들어오면서 다시금 바가지 형태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우려된다”며 “그렇잖아도 엔저 현상으로 다양한 선택지가 많아진 상황에서 굳이 국내 여행지를 고집할 이유가 사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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