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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사는 문제가 제일 어렵다 [여전한 고물가①]


입력 2023.08.30 07:01 수정 2023.08.30 15:54        박진석 기자 (realstone@dailian.co.kr)

7월 물가상승률 2.3%…누계 근원물가 4.5%

가계 실질소득 3.9% 하락…소비자심리지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뉴시스

최근 물가상승률이 지속적으로 둔화하고 있다는 소식에도 소비자 지갑 사정은 여전히 팍팍하다. 장바구니 물가상승률이 전체 물가상승률을 웃돌면서 가계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또 근원물가나 외식물가 등 실제 피부로 느끼는 물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통계와 소비자 체감 사이에 괴리가 발생하고 있다.


소비자물가상승률 2%대…근원물가 4%대


29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1.20(2020년=100)으로 1년 전보다 2.3% 올랐다. 2021년 6월(2.3%) 이후 25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소비자물가 상승 폭이 크게 둔화한 배경에는 지난해 7월 6.3%로 정점을 찍은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했다. 여기에 석유류 가격이 역대 최대 하락 폭을 기록한 것도 한몫했다. 결국 물가가 내려갔다고 인식할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가 아닌 것이다.


실제로 올해 1∼7월 누계 근원물가인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는 1년 전보다 4.5% 상승했다. 이는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7월 6.8% 이후 가장 높다. 금융위기 때인 2009년 1∼7월 4.2%보다도 높은 수치다.


근원물가가 높은 이유에는 외식 물가가 주도하는 서비스 물가 오름세가 꼽힌다. 지난달 가공식품과 외식서비스 물가는 각각 6.8%, 5.9%로 전체 물가상승률(2.3%) 2~3배를 웃돌았다.


가계 실질소득 감소…소비자심리지수도 하락


높은 체감물가와는 달리 가계 실질소득은 줄고 있다. 고물가 등 영향으로 올해 최근 가구 실질소득이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6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분기 가계동향 조사 결과를 보면 올해 2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79만3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0.8% 줄었다. 가계 실제 구매 여력을 나타내는 실질소득은 더 큰 폭으로 축소했다. 올해 2분기 가구 실질소득은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3.9% 하락했다.


같은 기간 소비지출 증가 폭(2.7%)은 2021년 1분기(1.6%) 이후 가장 작았다. 물가수준을 반영한 2분기 실질 소비지출은 1년 전보다 0.5% 감소하면서 2020년 4분기(-2.8%) 이후 10분기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여기에 경제 상황에 대한 소비자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는 6개월 만에 소폭 떨어졌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8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03.1로 전달 대비 0.1p 감소했다.


한은은 “최근 물가 상승세 둔화에도 불구하고 가공식품, 외식 서비스 등 여전히 높은 체감 물가와 국제유가 상승 및 농산물 가격 오름세, 하반기 공공요금 인상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8월 이후 물가 상승 전환…국제 유가·농축수산물 들썩


정부는 이달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3% 넘게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보고 있다. 그간 물가 상승 폭을 좌우하던 휘발유·경유 등 석유류 가격 급등이 원인이다.


최근 국제 유가 상승 영향으로 휘발유·경유 가격은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29일 기준 전국평균 휘발유 가격은 1744.92원, 경유는 1629.48원으로 한 달 전에 비해 각각 100원, 200원가량 올랐다.


이와 함께 지난달 폭우 따른 농작물 피해 등도 물가 상승 폭을 확대할 수 있는 배경이다. 8월 농·축·수산물 물가는 채소류 물가가 7.1% 오르면서 전월 대비 1.7% 상승했다.


채소류 물가가 전월보다 오른 것은 지난 3월(1.0%) 이후 4개월 만이다. 특히 상추(83.3%), 시금치(66.9%) 등 물가가 전월보다 큰 폭으로 증가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은 유가 요인에 따른 일시적 상승”이라며 “8~9월은 3%까지 올랐다가 10월에는 다시 2%대로 복귀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가상승률 낮은데…체감은 안돼 [여전한 고물가②]에서 계속됩니다.

박진석 기자 (real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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