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자 수입액 7배 급증, 주류도 2배 이상 늘어
엔저에 수입 늘고 일본 여행 증가도 한 몫
오염수 문제로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는 가운데 음료, 주류 등 주요 먹거리 수입은 작년에 비해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수입식품정보마루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1일부터 8월29일까지 일본에서 수입한 주류는 5074만7000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약 2배(98.5%) 늘었다.
하이볼이 MZ세대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위스키는 209만1000달러에서 504만5000달러로 두 배 이상 늘었고, 맥주는 871만 달러에서 2825만3000달러로 3배 이상 급증했다.
일본 맥주는 2019년 일본 불매운동이 벌어지기 전까지 국내 수입 맥주 시장 부동의 1위를 차지했다. 이후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가 올 들어 빠르게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올 상반기 롯데아사히주류가 들여온 ‘아사히 슈퍼드라이 생맥주캔’의 경우 초반 매진이 이어질 정도로 인기를 끌기도 했다. 이에 힘입어 지난 7월 기준 수입맥주 1위를 4년 만에 탈환했다.
같은 기간 탄산‧과채‧혼합음료 등 일본 음료 수입도 두 배(90.2%) 가까이 증가했다. 이중 혼합음료는 두 배 이상, 탄산음료는 약 두 배 증가했다.
과자는 작년 609만7000달러에서 올해 4151만5000달러로 약 7배 급증했고, 즉석조리식품도 두 배 이상 수입액이 늘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2019년 불매운동 당시와는 분위기가 다르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당시에는 일본 상품을 무조건 배제하자는 움직임이 강했다면 현재는 정치와 소비는 별개로 생각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5~7월 3개월 간 인천공항 국제선 이용객이 가장 많이 찾은 노선 상위 3위는 모두 일본 지역으로 나타났다. 올해 기준 3개월 연속 일본 노선 이용객이 국제선 상위 1~3위를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요 여행사의 올 추석 1위 여행지로 일본이 꼽히는가 하면 지난달 24일 오염수 방류 이후에도 일본 여행 예약은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는 지속적인 엔저 현상도 한 몫 하고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올 들어 갑자기 일본 식품에 대한 인기가 높아졌다기보다는 엔데믹 전환 이후 일본을 다녀온 여행객들이 늘면서 자연스럽게 관련 상품 수요가 증가하고 엔저로 수입업체가 대량으로 수입을 한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