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 감독, 외유 논란과 5경기 무승으로 부정적 여론에 휩싸여
사우디전 승리 없으면 입지 더 좁아져...만치니 존재 떠올리면 쉽지 않아
‘위기의 남자’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명장’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과 지략 대결을 펼친다.
클린스만 감독이 지휘하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피파랭킹 28위)은 13일 오전 1시30분(한국시각) 영국 뉴캐슬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사우디아라비아(피파랭킹 54위)와 평가전을 치른다.
사우디아라비아축구협회(SAFF)는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와 인터밀란(이탈리아), 이탈리아 축구대표팀 등을 지휘하며 굵직한 성과를 거뒀던 만치니와 지난달 28일 4년 계약을 맺었다. 구체적인 계약 조건은 밝히지는 않았지만, 이탈리아 매체들은 만치니 감독의 연봉이 2500만 유로(약 356억원)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만치니 감독 역시 클린스만 감독처럼 “아시안컵 우승이 목표”라고 말했다.
클린스만 감독이나 지난달 28일 사우디와 계약한 만치니 감독이나 첫 승리가 급하다. 더 급한 쪽은 클린스만 감독이다. ‘재택 근무 논란’ 등으로 부정적 여론에 휩싸인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2월 부임 후 5경기(3무2패) 치러 아직까지 승리가 없다.
대표팀 합류 직전 해트트릭을 달성한 손흥민 등 최정예 유럽파들을 데리고 이동거리 부담도 없이 유럽서 가진 웨일스(피파랭킹 35위)전에서도 답답한 공격 끝에 0-0 무승부에 그쳤다. “1-0으로 이기는 것보다 4-3으로 이기는 공격 축구를 선호한다”고 말해왔던 클린스만 감독도 경기 내내 고개를 갸웃할 뿐, 지략이나 번뜩이는 전술은 보여주지 못했다. 경기 후 국내 언론은 물론 해외 언론들도 클린스만의 무색무취한 전술을 꼬집었다. 일부 전문가들은 "선수들 개인기에 의존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을 정도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3월 A매치에서 콜롬비아(2-2), 우루과이(1-2)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6월 A매치에서는 페루(0-1)에 패하고 엘살바도르(1-1)와 무승부에 그쳤다. 웨일스전 0-0 무승부 포함 통산 전적 3무2패다. 역대 한국 축구 외국인 감독 중 부임 후 5경기 째 승리가 없는 것은 클린스만 감독이 유일하다.
대표팀 성적도 부진한데 부임 당시 약속과 달리 한국에 거주하지 않고 미국에서 ‘재택 근무’와 함께 지나친 외부 활동으로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그로 인해 “국내 선수에 대한 이해도 부족으로 이런 성적표를 받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클린스만 감독은 당당하게 “내 방식이다. 그것이 싫다면 다른 감독을 찾아야 한다”는 발언까지 뱉었고 여론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 사우디전에서도 승리를 따내지 못한다면 클린스만 감독의 입지는 매우 좁아질 수밖에 없다. 벌써부터 일부 해외 매체들은 “클린스만 감독이 유럽 A매치 2연전에 승리를 따내지 못한다면 경질론이 불거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피파랭킹 54위의 사우디는 웨일스보다 랭킹이 더 낮은 팀이지만, 결코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다. 사우디는 지난해 카타르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를 잡는 돌풍을 일으킨 팀이다.
물론 월드컵 이후로는 좋지 않다. 최근 A매치 5연패다. 지난 9일 만치니 감독 체제로 치른 첫 경기 코스타리카(46위)전에서는 수비 불안 속에 1-3으로 졌다. 하지만 해외 언론들은 “명장 만치니 감독의 지도력을 떠올리면 또 무기력하게 질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무승부에 무게를 싣고 있다.
선수 구성만 놓고 보면 한국이 사우디에 앞서지만, 클린스만 감독이 지금까지 보여준 전술과 ‘명장’ 만치니 감독의 존재를 생각하면 사우디전 승리는 만만치 않아 보인다. 극적인 반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