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희 “‘오빠야’ 흥행 부담? 덕분에 제 색깔 찾았죠” [D:인디그라운드(161)]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입력 2023.09.15 13:51  수정 2023.09.15 15:21

신곡 '엉망진창' 9월 13일 발매

싱어송라이터 신현희는 지난 2015년 신현희와김루트로 발매했던 ‘오빠야’로 차트 역주행을 하며 크게 주목을 받았다. 역주행 이후 많은 가수들이 커버하면서 이 곡은 현재까지도 신현희를 대표하는 곡으로 자리하고 있다.


ⓒ어필컴퍼니

흔히 기존 곡이 역주행한 것을 두고 ‘로또’라고 표현한다. 예상치 못한 인기와 부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이 로또를 맞은 후, 히트곡에 매몰돼 원 히트 원더로 남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그런데 신현희는 ‘오빠야’의 역주행을 계기로 자신의 색깔을 찾고, 그것을 더욱 단단히 다지는 시기를 거쳤다.


인디 듀오 신현희와김루트를 거쳐 솔로로 전향한 신현희의 앨범들에서 신현희 특유의 사랑스러움이 진하게 묻어나오는 이유다. 지난 13일 발매된 신현희의 신곡 ‘엉망진창’ 역시 신현희의 트레이드마크인 엉뚱함과 사랑스러움이 공존한다.


-이번 신곡 ‘엉망진창’은 어떤 곡인가요?


언제 어디서든 달려 와주고 언제 어디서든 함께해 주던 사랑하는 연인의 예전 같지 않은 뜨뜻미지근한 태도에 서운하고 속상해진 감정을 재미있게 표현해 본 곡이에요. ‘엉망진창’이라는 제목처럼 주체할 수 없고 정리할 수 없는 뒤죽박죽한 생각들과 기분, 미묘한 심정을 빌려 표현한 백 비트 스타일의 락킹한 사운드와 신나는 리듬으로 표현했어요. 재미있는 가사와 신현희 특유의 사랑스럽고 밝은 창법, 사투리가 특징입니다(웃음).


-이 곡을 쓰게 된 당시에 어떤 마음이었는지도 궁금해요. 왜 ‘엉망진창’이고, ‘뒤죽박죽’이었는지요.


사실 ‘엉망진창’이라는 제목과 주제는 이미 오래 전에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어느 정도 곡도 써놨었고요. 이번에 프로듀서님들과 새로운 장르로 작업하고, 완성하기까지 이렇게 오래 걸릴지 몰랐어요. 저는 사랑과 감정을 표현하는 것에 있어서 굉장히 솔직한 편이에요. 이 곡 역시 속상한 마음이나 다양한 감정을 직설적으로 표현하고 싶어서 만든 곡이고요.


-프로듀서들과의 작업이 오래 걸린 이유는 뭘까요? 어떤 부분 때문이었는지.


신현희만의 캐릭터도 느껴지면서, 한 번 듣고 나면 또 기억이 나는 곡이었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나눴고, 프로듀서님들과도 그 부분에 있어서 고민을 가장 많이 했던 것 같아요. 노래를 들으면 함께 즐거워지고, 좋은 에너지를 얻어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어필컴퍼니

-제목과 같이 지금의 신현희 씨에게도 뒤죽박죽한 생각, 고민들이 있나요?


사실 저는 많은 생각과 스트레스를 가지고 사는 편은 아니에요. 파워 단순형 인간이랄까요(웃음). 그럼에도 오랜만에 인사드리는 신곡과 활동이다 보니 어떻게 하면 더 자주 뵙고 더 즐거운 무대로 찾아뵐 수 있을까 많은 고민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작업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너무 즐겁고 스스로 성숙할 수 있었던 작업기라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 많은 단어와 문장 발음에 신경을 많이 썼던 것 같아요. 몇몇 부분에서 저의 강한 사투리 발음이 잘 고쳐지지 않아서 애를 먹기도 했거든요. 많이 연습하고, 녹음하면서 노력을 거듭했어요.


-성숙할 수 있었던 작업인 만큼, 만족도도 높을 것 같은데요.


이번 작업을 통해 정말 많이 성장했어요. 배운 점도 많고요. 때문에 100% 이상 만족하고 있습니다. 하하. 그리고 정말 회사 분들과 프로듀서님들께서도 정말 또 다른 신현희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두 팔 걷고 열정적으로 임해주셨어요. 덕분에 더 멋진 곡이 나올 수 있었고요. 이 자리를 빌려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어요(웃음).


-앞서 신현희와김루트의 대표곡이기도 한 ‘오빠야’가 엄청난 흥행을 했어요. 이 흥행이 부담이 되진 않았나요?


‘오빠야’가 역주행한 이후 몇 년 동안은 부담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좋게 좋게, 또 행복하게 가자! 지금은 아주 편~안합니다. 하하.


-이런 히트곡이 나오면 음악적으로 다양한 시도를 할 발판이 마련됐다고 생각하거나, 혹은 이게 내 스타일이었구나 생각하곤 합니다. 신현희 씨는 어느 쪽인가요?


저 역시 ‘오빠야’의 흥행 이후 몇 년 간 나름대로 저만의 색깔과 캐릭터를 추구하는 음악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 과정에서 하마터면 길을 잃는 것이 아닌지 두려움을 느끼기도 했고요. 하지만 주위에서 조언들을 해주고, 흐르는 시간 속에 이제는 어느 정도 저의 확실한 길을 알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 신곡으로 이루고자 하는 목표도 있을까요?


장대한 목표나 욕심은 부리고 싶지 않아요. 그저 팬분들을 최대한 많이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최대한 스스로 부끄럽지 않을 만큼 열심히 부딪히고 싶다고 생각도 하고요.


ⓒ어필컴퍼니

-솔로 활동을 시작한지 4년여가 됐어요. 팀 활동을 할 때와는 많은 부분이 달라졌을 것 같은데요.


솔로 활동을 시작하고 첫 1년 정도는 심적 부담감이나 어색함 또는 책임감이 컸던 것 같아요. 지금은 온전히 저 스스로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을 즐기고 있습니다(웃음).


-올해로 데뷔한지 9년이에요. 곧 10주년을 앞두고 있죠.


‘오빠야’를 발매했던 시절만 하더라도 데뷔한지 몇 년 안 된 것 같은데 큰 사랑을 받고 있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어요. 그런데 내년이면 벌써 데뷔 10년이 되었다고 생각하니 나름 시간이 빠르기도 하고 그만큼 열심히 달리며 살기는 했구나 싶어서 스스로 칭찬해 주고 싶다고 생각도 해봅니다. 하지만 안주하지 않고 언제나 그랬듯 계속 달려가 볼 생각입니다.


-데뷔한 이후 심적으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일까요?


개인적으로는 ‘싱어게인2’에 출연하기 직전이 제의 슬럼프였던 것 같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그 슬럼프와 무료함, 또는 앞으로 내가 뭘 할 수 있을지 생각했고, 낮아지는 자존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시 한번 무모하게 도전을 해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싱어게인2’에 ‘무모한 가수’라는 타이틀을 달고 고심 끝에 출연하게 됐던 거고요. 결과적으로 저에게 큰 도움이 됐던 계기가 됐다고 생각해요. 좋은 동료를 얻었고, 동기부여가 됐거든요.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음악을 하기 위해 서울로 올라왔잖아요. 그렇게 해서라도 음악을 하길 잘했다고 느낀 순간들이 있나요?


데뷔 초반에는 굉장히 힘들고 이 길이 맞는지 고민해 본 적도 있지만, 결과적으로 지금은 내가 음악 하고 무대에 서는 일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어요. 아마 또 그런 순간이 와도 100번은 더 반대를 무릅쓰고서라도 음악을 했을 것 같아요.


-평소 SNS와 기사, 댓글까지 많이 찾아보신다고 했던 기억이 나요.


참 이게, 스스로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걸 알지만 너무 궁금하고 또 좋은 반응들에 행복해지기에 늘 기사와 댓글을 찾아보게 되더라고요. 사실 하루에 몇 번씩은 꼭 제 이름을 검색해 보는 것 같아요(웃음). 다행히 좋은 말들이 더 많기도 하고, 나쁜 말들엔 상처받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그렇다면 가장 기억에 남는 반응도 있나요?


‘이 사람 무대를 보면 나도 행복해진다’


-앞으로 신현희 씨의 활동도 궁금해지는데요.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어떤 활동들을 보여줄까요?


오랜만에 인터뷰를 하면서 느낀 건데요, 예전에 인터뷰하면서 ‘365일 쉬지 않고 활동하는 가수 신현희’라는 말을 자주 했었어요. 그만큼 무대나 활동이 너무나 즐겁고, 저의 천직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언제나 그 마음 잊지 않고 어떤 무대든, 어떤 활동이든, 언제 어디서든 늘 그랬든 밝고 행복하고 솔직하게 노래하고 무대하고 팬분들과 관객분들을 만나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마지막으로, 신현희씨의 최종 목표도 들려주세요.


계속 생각나고 보고 싶고, 듣고 싶은 가수가 되고 싶어요. 오래도록 노래하고 오래도록 무대에 설 수 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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