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에서 자국 여성이 미스 유니버스 미인대회에 참가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내부 반발이 나오고 있다.
15일 BBC 등에 따르면 파키스탄 국적의 여성 에리카 로빈(24)은 자국을 대표해 올해 11월 엘살바도르에서 열리는 미스 유니버스 미인대회 결선을 준비 중이다.
성 패트릭 고등학교와 공립 상경대학을 졸업한 에리카는 2020년 1월부터 모델 일을 시작했으며 에리카의 사진은 파키스탄 대표 매거진을 비롯한 여러 잡지에 실리기도 했다.
에리카는 미스 유니버스 미인대회에 출전한 이유에 대해 "나는 파키스탄이 후진국이라는 인식을 바꾸고 싶다"라고 밝혔다.
파키스탄 언론인, 모델, 작가 등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에리카를 응원했다.
그러나 파키스탄 정치권에서는 비판이 쏟아졌다. 한 상원의원은 이를 "부끄러운 일"이라고 불렀고, 안와르울하크 카카르 파키스탄 총리는 국가 정보국에 미스 파키스탄 선발 경위를 파악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이슬람교가 국교인 파키스탄의 정부는 지난 72년 동안 미스 유니버스 대표를 지명한 적이 없다.
파키스탄 우파 평론가이자 칼럼니스트인 안사르 아바시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것은 내각의 결정인가 아니면 장관의 결정인가?"라며 "파키스탄 정부의 허가 없이 파키스탄을 대표할 수 있는 사람이 있나?"라고 물었다.
논란이 일자 에리카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파키스탄을 대표하게 돼 기쁘다"면서 "반발이 왜 나오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어 "나는 글로벌 플랫폼에서 파키스탄을 대표함으로써 어떤 법도 위반하지 않았다"며 "나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