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지난달 30일 재판중 송영길과 피고인 사이 27분 분량 대화 녹취파일 증거로 제시
피고인들, '북녘 통일 밤묘목 백만 그루 보내기 전 국민운동' 두고 송영길과 대화
"밤 종자든 묘목이든 많이 보내달라고 하더라" 피고인 말에…송영길 "내가 정확히 물어보겠다"
검찰 "피고인들, 면담 닷새 후 송영길과의 대화 요지 및 답변 북한 측에 보고"
검찰이 '청주간첩단 사건' 재판에서 피고인들이 3년 전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이었던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면담한 녹취 파일을 공개했다. 이 녹취 파일에는 피고인들이 "(북한이) 밤 종자든 묘목이든 많이 보내달라는 구체적인 요구도 있었다로 하더라"라고 하자 송 전 대표가 "내가 북측에 연락해서 정확하게 이게 자기들의 의도가 맞는지 한번 물어볼게요"라고 대답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달 30일 청주지법 형사11부(김승주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활동가' 윤모 씨 등 4명에 대한 재판에서 검찰은 지난 2020년 10월20일 당시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실에서 이들이 송 전 대표와 나눈 27분 분량의 녹음 파일을 재판부에 증거로 제시했다.
피고인 중 한명인 손모 씨 휴대전화에서 발견된 이 녹취 파일에는 피고인들이 '북녘 통일 밤묘목 백만 그루 보내기 전 국민운동'을 두고 송 전 대표와 대화한 내용이 포함됐다.
당시 송 전 대표는 피고인들과의 만남에서 "왜 북에서 밤을 요구하냐"고 윤 씨에게 질문했다. 그러자 윤 씨는 "구황작물이고 산림도 복원할 수 있다"는 취지로 대답했다.
또 다른 피고인인 박모 씨가 "밤 종자든 묘목이든 많이 보내달라는 구체적인 요구도 있었다고 하더라"고 하자 송 전 대표는 "내가 북측한테 연락해서 정확하게 이게 자기들의 의도가 맞는지 한번 물어볼게요"라고 답변했다.
검찰은 "피고인들이 면담 닷새 후 송 전 대표와의 대화 요지와 답변 등을 북한 측에 보고한 것으로 조사됐다"며 "국회 외교통일위원장과의 대화 내용을 북측에 보고한 것은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기밀 유출"이라고 지적했다.
송 전 대표는 남북 철도사업 추진에 대해서도 "내가 화가 나는 게 대통령(문재인)께서 말씀만 하면 '동북아 철도 공동체', '시베리아 철도 연결'이라고 하면서 강릉-제진 간 100㎞ 공사를 안 했다. 이제야 내년 말 착공이다"라며 "그래서 내가 문 대통령한테 초기부터 하자고 그래도 왜 그리 소극적이었는지"라고 말했다.
이어 "김동연 부총리한테도 이거 예타(예비타당성) 면제사업으로 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도 안 하면서 북에다 하라고 그러면 도대체 진정성이 뭐가 있냐"고 부연했다.
앞서 2018년 남북 정상은 4·27 판문점 선언을 통해 경의·동해선 철도와 개성∼평양 고속도로를 연결하고 현대화하는 데 합의했다.
피고인 4명은 북한 공작원의 지령을 받아 이적단체 '자주통일 충북동지회'를 결성한 뒤 공작금을 수수하고 4년간 충북 지역에서 국가기밀 탐지, 국내정세 수집 등 각종 안보 위해 행위를 한 혐의로 2021년 9월 재판에 넘겨졌다.
하지만 피고인들은 혐의 내용을 전면 부인하면서 재판 시작 이후 네 차례나 재판부 기피 신청을 해 1심 재판이 26개월째 진행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