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스페이스X 엔진 활용해
美 우주군 기지서 오는 30일 발사
北 위성, 도발 예고 시점 넘겨
軍 "11월 말에 발사할 가능성"
북한이 올해 역점 사업으로 추진 중인 군사정찰위성 도입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우리 군은 오는 30일 미국에서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남북이 위성과 관련한 '암묵적 경쟁'을 이어오고 있는 만큼, 예고했던 발사 일정을 넘긴 북한이 조급함을 내비칠지 주목된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지난 3일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우리 군의 첫 번째 독자 정찰위성을 미국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우주군기지에서 오는 30일 발사한다고 밝혔다.
테슬라 최고경영자인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스페이스X의 팰컨9 엔진에 우리 위성을 실어 발사한다는 계획이다.
신 장관은 "대통령께서 거기(발사 현장에) 가실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 밖에도 우리 군은 자체 개발 중인 고체 엔진을 연내 발사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北, 누리호 성공 엿새 뒤
위성 발사했지만 공중폭발
한국형 발사체 개발과 정찰위성 도입을 순조롭게 이어가는 우리나라와 달리, 북한은 연이은 위성 공중폭발로 체면을 구긴 상황이다.
실제로 북한은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발사 성공 엿새 뒤인 5월 31일, 위성 1차 발사에 나섰지만 실패했다.
북한이 자체 계획에 따라 발사했다는 평가도 있지만, 우리를 의식해 서두른 것 아니냐는 분석에 힘이 실렸다.
같은 맥락에서 우리 군이 이달 말 위성 발사를 공언한 만큼, 북한이 우리보다 빠른 성공을 과시하려들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실제로 정보당국과 군 당국은 북한이 최근 엔진 시험을 거듭하고 있다고 밝혔다. 위성 재발사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평안북도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선 지난달 중순께부터 야간 불빛이 여러 차례 감지되고 있다. 서해위성발사장은 지난 5월과 8월 북한이 위성을 쏘아올린 장소다.
반 밴 디펜 전 미국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밤에 포착된 빛을 발사 신호로 단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발사장에서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하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밝혔다.
軍 "北, 1~2주 내 발사 어려울 것"
우리 군은 북한의 위성 재발사 시점과 관련해 '단기간 내 발사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신 장관은 "(북한이) 10월 발사를 예고했는데 10월은 이미 끝났다"며 "11월 중 (발사)할 수 있느냐가 핵심이다. 식별된 징후로 볼 때 1~2주 내에 할 수 있을 것 같진 않다"고 밝혔다.
다만 "상황을 좀 두고 봐야 한다"면서도 "11월 말 정도에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신 장관은 북한이 예고했던 10월 발사가 무산된 배경으로 "3단 엔진 보강에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이 실패하더라도 자체적으로 다시 한번 쏴보자고 할 수도 있지만, 아마 러시아에서 구체적 기술 지도가 와서 시간이 지연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후자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위성 관련 대북협력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만큼, 러시아 기술 자문 영향으로 북한 발사 일정이 미뤄졌을 거란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