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엔저에 日 수익률 고공행진
中, 美 갈등에 ‘셀 차이나’ 후폭풍
ⓒ게티이미지뱅크
아시아 대표 자본 시장인 일본과 중국에서 사뭇 다른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양국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의 성적표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역대급 엔저 현상으로 일본 관련 ETF의 수익률이 치솟으면서 일학개미들은 환호하는 반면 미국과의 갈등으로 투자자 이탈이 발생한 중국 관련 ETF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해 중학개미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11월 1일~12월1일)간 일본 관련 ETF 8종은 11.1%의 평균 수익률을 기록한 반면 중국 관련 ETF 22종은 평균 손실률이 4.1%로 나타났다.
일본의 경우 엔화가 지난 1990년 이후 33년 만에 최저 수준까지 떨어지자 향후 엔화가 반등했을 때 환 차익을 노린 투자자들이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원·엔 환율은 연초 100엔당 968원으로 출발해 지난 5월부터 하락 국면을 맞았으며 수개월간 900원대에서 움직였다. 이후 원·엔 환율은 지난달 864원까지 내리기도 했다. 이에 국내에 상장된 엔화 ETF를 비롯해 일본 기업에 투자하는 ETF, 각종 엔화 기초 자산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중국 ETF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중국 증시가 올해에만 10%가량 하락한 데 이어 중국의 경제 성장을 이끌던 부동산 기업들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선언이 이어지고 미국과의 갈등을 빚으며 투심이 위축된 것이다.
일본·중국 관련 ETF 수익률 차이가 15%가량 벌어지자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은 일본에 향하고 있다. 업계에서도 엔화에 베팅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이 나온다.
특히 엔화 약세에 따른 기업매출 호조, 미·중 갈등 속 정부의 최첨단 기술 지원에 따른 반도체 기업들 수혜가 예상되고 있다.
이를 고려해 일부 자산운용사들은 일본반도체 관련 ETF도 선보이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 9월 ‘TIGER 일본반도체FACTSET’을,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지난 10월 ‘ACE 일본반도체’ 등을 상장했다.
하장권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시점 엔화 약세 현상은 마무리 국면”이라며 “일본의 점진적 통화정책 긴축화에 대한 기대, 미국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에 대한 기대감을 종합했을 때 엔화 강세에 베팅하기 충분하다”고 말했다.
엔화 약세로 일본 관련 ETF가 수혜상품으로 등극한 것과 달리 중국 증시의 반등 가능성은 낮게 점쳐져 연관 ETF 투자에 주의가 요구된다. 중국 증시에 대한 투자심리가 단기간에 회복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남용수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운용본부장은 “중국 증시에서 부동산 시장과 연계되는 가계 중장기 대출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며 “미·중 갈등으로 인한 글로벌 기업 이탈 및 해외자금 유출로 나타나는 부작용들도 실물경제에 영향을 주고 있어 투자심리가 살아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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