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m 쓰나미 관측…"대형 쓰나미 경보, 동일본대지진 이후 처음"
신칸센 멈추고, 3만 4000여가구 정전…日 “즉시 대피” 긴급 방송
새해 첫날인 1일 일본 혼슈 중부 지역에서 규모 7.6의 강진이 발생했다. 이 지진으로 이시카와현 등 인근 지역 3만 4000가구 이상이 정전됐고 도로가 갈라지거나 목조 가옥이 쓰러지는 등의 피해가 잇따랐다.
교도통신·NHK방송 등에 따르면 일본 기상청은 이날 오후 4시 10분쯤 혼슈 중부 이시카와현 노토 반도를 진원으로 하는 규모 7.6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주변 지역에서 오후 6시까지 20여차례의 지진이 관측됐다고 덧붙였다. 진원의 깊이는 매우 얕은 편인 것으로 추정됐다. 이번 지진은 2011년 3월 11일 동일본대지진(9.0)보다는 작지만 640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1995년 1월의 한신·아와지대지진(7.3)보다는 큰 규모다.
일본 기상청은 이시카와현 노토 지역 등에 대형 쓰나미 경보를 내렸다. 이시카와현뿐 아니라 야마가타, 니가타, 도야마, 후쿠이, 효고현 등 동해와 접한 일본 북부 해안에 1~5m의 쓰나미 경보가 발령됐다. NHK에 따르면 이날 오후 이시카와현에는 1.2m의 쓰나미가 관측됐고 도야마현에서도 80㎝의 쓰나미가 밀려왔다.
이번 강진으로 피해가 속출했다. 이시카와현에서는 3만 2800여가구가 정전됐다고 지지통신이 전했다. 이시카와현 전역에서 도로가 갈라지거나 목조 가옥이 쓰러지는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이시가와현 와지마시 중심가에서는 대형 화재가 발생해 붉은 불길이 치솟고 여러 채의 집과 전봇대가 쓰러졌다. 와지마시 소방 당국에는 가옥이 무너졌다는 신고가 최소 30건 접수됐다.
니가타현에서 1500여가구, 도야마현에서도 90여가구가 정전됐다. 도야마현에서는 기와지붕이 무너졌다는 통보가 100건 이상 들어왔고 화재도 확인됐다. 일부 지역에서는 수도관이 파열됐고 신사의 돌 기둥이 쓰러져 계단에 굴러 떨어졌다. 이시카와현의 고마쓰공항과 도야마현 도야마공항은 비행기 이착륙이 중단됐다. 가나자와·니가타역으로 향하는 신칸센 운행도 멈췄다. 니가타현과 이시카와현에서는 휴대전화 등 통신 서비스에도 장애가 발생했다.
일본 정부는 지진 발생 직후 총리관저에 대책실을 설치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는 오후 5시 20분쯤 기자회견을 열고 ▲피난 정보를 국민들에게 신속히 전달할 것 ▲피해상황을 가능한 한 빠르게 파악할 것 등을 관계 부처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하야시 요시마사관방장관은 이날 오후 5시 시점으로 "전국 원전에 이상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시간이 지나며 인명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니가타에서는 지진 충격으로 1명이 심폐정지했다고 TBS가 보도했다. 하야시 관방장관은 "지진으로 건물이 붕괴돼 생매장된 사례가 6건 접수됐다"고 밝혔다. 와지마시 시내에서 5층 빌딩이 무너져 여러 명이 다쳤다고 NHK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