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법원이 짝사랑하던 여학생의 부모를 살해한 미성년자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2022년 소년법 개정 이후 처음이다.
지난 18일(현지시간) 일본 교도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일본 야마나시현 고후시 지방 법원은 50대 부부를 살해하고 방화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엔도 유키(범행 당시 19세)에게 특정소년법을 적용해 최고형인 사형을 선고했다.
엔도는 평소 짝사랑하던 여성 A양에게 고백했으나 거절당했다. 이에 앙심을 품은 엔도는 2021년 10월 12일 새벽 고후시에 위치한 A양 집에 침입해 잠을 자고 있던 A양의 부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집에 불을 질렀다.
엔도는 경찰 조사에서 "고백을 거절당한 뒤 원한을 품었다"며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그가 주도면밀하게 범행을 준비했고 한 치의 자비도 없이 잔혹하게 살해했다며 사형을 구형했으나 엔도의 변호인은 "범행 당시 엔도가 심신미약 상태였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엔도의 살해 의도가 확고했고, 불까지 질렀으며 교화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유족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도 없는 점을 들어 사형을 선고했다.
엔도는 사형 선고를 받은 후에야 "유족에게 사과하고 싶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일본은 2022년 소년법을 개정한 이후 18세와 19세 청소년을 '특정 소년'으로 규정한다. 특정소년이 범죄를 저질러 기소되면 성인과 동일하게 처벌할 수 있으며, 이름과 주소, 얼굴 등 신상정보를 공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