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버락 오바마 민주당 상원의원은 5일 당선 연설에서 “변화가 미국에 도래했다”면서 금융위기 극복과 이라크전 종결을 강조했다.
제 44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버락 오바마 민주당 상원의원은 5일 오전 0시(미국 동부 현지 시간)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그랜드 파크에서 행한 당선 연설에서 “변화가 미국에 도래했다”고 이번 대선 승리에 의미를 부여했다.
오바마 당선자는 이날 연설에서 대선 상대였던 존 매케인 공화당 상원의원에 대해서도 “맥케인 후보는 대선 과정에서 열심히 싸워줬다”며 “그와 함께 일을 하게 되길 원한다”고 말했다.
“수많은 국민들이 투표를 하기 위해 3~4시간씩 줄을 서서 기다리는 이례적인 일이 벌어졌다. 이것이 미국의 힘이고 미국의 승리”라는 오바마 당선자는 “모두들 이 시점에서 변화가 필요하고 변화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늘의 승리가 누구에게 속해있는지 분명하게 기억하겠다”면서 “그것은 바로 당신, 국민들”이라고 강조하고, “미국인들은 오늘 밤 전 세계에 분명한 메시지를 전했다”고 평가했다.
그야말로 ‘고난의 행군’이었던 민주당 경선과 대선 과정에 대해서도 오바마 당선자는 “이번 대선에서 승리할 것으로 생각지 못했다”며 “5달러, 10달러씩 선거운동 자금을 모금해 준 사람들 덕분에 승리했다”고 감사를 표했다.
오바마 당선자는 이어 링컨 대통령의 연설을 인용하면서 “이제야 비로소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가 탄생했다”며 기염을 토했다.
미국이 직면해 있는 사상 초유의 금융위기에 대한 극복 의지도 분명히 했다. 그는 “금융위기도 극복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라크전쟁에 대해서도 오바마 후보는 “죄 없는 사람들이 피를 흘리고 있는 이라크 전쟁도 종결되어야 한다”고 못 박았다.
그는 또 “다양한 의견과 목소리가 있을 수 있다”면서 “미국이 더 빛나는 국가가 도도록 노력하고 이를 위해 수많은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힘을 합쳐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이날 오바마 후보의 당선이 확정되자 존 매케인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는 자신의 패배를 깨끗하게 인정했다.
그는 애리조나 피닉스의 빌트모어 호텔에서 지지자들에게 행한 연설에서 “오랜 여정을 끝내야 할 때가 됐다”면서 “오바마 상원의원은 역사적인 승리를 통해 자기 자신과 미국을 위해 대단한 일을 해냈으며 그에게 박수를 보낸다”고 축하했다.
매케인 의원은 “오바마 의원과 나 사이에는 견해차가 여전히 존재하지만 오바마 의원이 어려운 시기에 우리가 직면한 도전을 헤치고 우리를 이끌 수 있도록 있는 힘을 다해 그를 도울 것을 약속한다”면서 “당파적 견해차를 접고 미국을 다시 움직여 나가도록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그는 이어 “오늘밤 실망하는 것도 당연하지만 이번 실패는 나의 것”이라면서 “여러분의 몫이 아니다”라고 지지자들을 위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