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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특별성과금 사태 확산…노조 '공동투쟁'


입력 2024.02.27 09:30 수정 2024.02.27 09:30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29일 기아 노조 양재동 상경집회…현대차 노조는 26일 울산집회

특근 거부 등 '실력행사'로 생산차질 우려도

서울 양재동 현대차‧기아 사옥 전경. ⓒ데일리안DB

현대자동차와 기아 노사간 ‘특별성과금’ 지급을 둘러싼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사측의 지급방식 변경 방침에 노조가 ‘사실상의 지급 거부’라고 반발한 데 이어 양사 노조가 공동투쟁에 나서면서 사측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27일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현대차 노조)와 기아자동차지부(기아 노조)에 따르면, 두 노조 집행부는 특별성과금 쟁취를 위한 공동투쟁에 나서기로 했다.


공동투쟁의 첫 단계로 현대차 노조가 지난 26일 울산공장에서 항의집회를 연 데 이어 오는 29일에는 기아 노조 상무집행위원들이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앞에서 항의집회를 열 예정이다. 이들은 특별성과금 지급 거부가 그룹 수뇌부를 지칭하는 이른바 ‘양재동 지침’에 따른 것이라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에게 특별성과금 즉시 지급 결정을 내릴 것을 요구했다.


기아 노조는 27일 내부 소식지를 통해 “사측의 노무전략인 노동자 갈라치기 전술을 박살내기 위해 기아‧현대차 동동투쟁을 전개한다”면서 “기아‧현대차의 주인은 현장에서 피와 땀으로 고생하는 조합원임을 정의선 회장은 명심하라”고 촉구했다.


특별성과금 사태는 지난 2021년 말 현대차‧기아가 사무‧연구직 책임매니저들 중 성과가 좋은 직원 10%를 선발해 500만원의 특별 보상금을 지급하는 ‘탤런트 리워드’라는 제도를 도입하면서 촉발됐다.


생산직 위주의 현대차‧기아 노조는 탤런트 리워드 지급이 단협 위반이라며 전 조합원에게 동일하게 지급할 것을 요구했다. 사측은 해당 제도가 비노조원인 책임매니저들에게만 해당된다고 해명했으나, 노조 반발에 못이겨 이듬해인 2022년 초 전체 직원에게 400만원의 특별성과금을 지급했다.


이에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등 현대차그룹 내 다른 계열사 노조도 줄줄이 특별성과금 지급을 요구하며 사태는 더욱 확산됐다.


지난해 초에도 현대차‧기아는 600만원의 특별성과금을 전체 직원에게 지급했고, 다른 계열사들의 지급 요구도 거셌다. 지난해 실적 부진으로 특별성과급을 받지 못한 현대제철 노조는 지금까지 사측과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현대차‧기아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자 양사 노조는 특별성과금도 사상 최대 규모로 받아내야 한다며 연초부터 전의를 불태웠다. 지난 2년의 사례로 볼 때 현대차‧기아가 특별성과금을 지급하면 다른 계열사 노조도 들고 일어나는 수순이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결국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지난 23일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 담화문을 통해 “올해는 지난 2년간의 특별성과금 지급 방식을 전환하겠다”며 “총성과보상의 관점에서 임금 교섭을 진행하고 이를 최대한 조기에 마무리해 성과에 대한 보상이 빠르게 체감될 수 있도록 노사관계를 바탕으로 성실히 협의·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송호성 기아 사장도 같은 취지의 담화문을 냈다.


사실상 특별성과금을 없애겠다고 한 것이다. 임금교섭과 별개로 연초에 특별성과금 규모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일 년에 두 차례씩 노사 갈등이 빚어지는데다, 다른 계열사 노조까지 동일 금액 지급을 요구하는 혼란이 빚어지는 상황을 바로잡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현대차‧기아 노조의 ‘연대투쟁’은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태세다. 교섭 개시 전까지는 노조가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할 수 없지만, 잔업‧특근 거부 등을 통해 회사측 생산계획에 차질을 주는 방식을 택할 수 있다. 실제, 현대차 노조는 공휴일인 내달 1일과 토요일인 2일, 9일 특근을 거부하기로 한 상태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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