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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양회] 中 양회 폐막…“시진핑 1인체제 완성”


입력 2024.03.11 20:17 수정 2024.03.11 20:17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총리, 당 지시 이행하고 충실한 정책 집행자로 ‘전락’

“中양회 폐막 직전 시진핑 집무공간 향해 차량 돌진”


11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제14기 전국인민대표대회 2차회의 폐막식이 열리고 있다. ⓒ 신화/연합뉴스

중국 최대 연례 정치 행사인 양회(兩會,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11일 전국인대 폐막식을 끝으로 각각 7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전국인대보다 하루 앞서 4일 개막한 전국정협은 10일 막을 내렸다.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대 폐막식에서 대표들은 3기 지도부 국정운영 기조를 재확인했다. 외국인 투자를 환영하고 개방을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해와 달리 폐막식 연설에 나서지 않았다.


이번 양회에서 국내외 관심은 중국의 경제성장률 목표와 경기부양책 등에 집중됐지만 시 주석이 중국의 경제·국방·외교 등 전 분야 정책을 주도하는 ‘만기친람’(萬機親覽·모든 사안을 직접 살펴봄)의 1인체제가 완성됐다는 사실을 확인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당정 권력서열 2인자인 국무원 총리가 폐막식 직후 가지는 것을 관례로 했던 내외신 기자회견을 올해부터 사실상 폐지한 조치를 봐도 명징하게 드러난다. 2인자에게 결코 공간을 내주지 않겠다는 시 주석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해석을 낳았다.


전국인대 폐막에 앞서 전체회의에서 통과된 국무원조직법 개정안은 국무원이 ‘당의 지도’ 아래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당의 핵심인 시 주석으로 권한이 집중됐음을 명문화한 것이다. 국무원은 공산당으로부터 독립된 행정부 기능을 하며 정부의 정책 결정을 담당해왔다. 국가의 최고 책임자는 당총서기(주석)이지만, 총리는 행정부를 책임졌다.


그러나 개정안은 국무원이 공산당의 이념, 지도력, 지시를 더 철저히 따라야 한다는 조항을 포함해 당의 충실한 정책 집행자로서 역할을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실제로 리창 총리가 지난 5일 전국인대 개막식 정부업무보고에서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의 권위 있고 집중된 통일 영도를 견지하면서, 당 중앙의 결정과 안배를 잘 관철하는 집행자·행동파·충실한 행동가가 되겠다"고 밝힌 것은 이런 배경에서다.


중국 정부는 올해 국내외 전문가들의 예상치보다 높은 5% 안팎 경제성장률을 목표로 내걸었지만, 정작 실질적인 방법은 제시되지 않았다. 신품질 생산력 강화, 고품질 발전 등 추상적인 행동 방침이 적지 않고, 내수확대 방안으로 나온 자동차·가전·인테리어 등 소비재의 신제품 교체 정책은 리커창 전 총리 재임 때 처음 도입된 것이다.


10일 새벽 중국 베이징 중난하이 정문인 신화먼을 향해 검은색 차량이 돌진하자 보안요원들과 경호인력들이 차량에서 운전자를 끌어내 어디론가 연행하고 있다. ⓒ 엑스 동영상 캡처

니훙 주택도시농촌건설부장은 9일 기자회견에서 “파산해야 하는 부동산 개발업체는 파산돼야 하고, 구조조정이 필요한 회사도 구조조정돼야 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되풀이했다. 이 때문에 ‘포스트 코로나19’ 기저 효과가 사라진 마당에 추가 경기부양책 없이는 5% 달성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국가안보 강화 의지를 밝혔다. 8일 공개된 전국인대 상무위 보고서는 “외국 문제와 관련한 분야에서 입법을 강화하고 치외법권 적용을 위한 법체계를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 집권 초기인 2014년 이후 반(反)테러와 국가기밀 정보, 데이터 보안 등 국가안보 관련 입법에 주력해왔고, 최근엔 반간첩법과 기밀법 개정안을 내놓았는데 이같은 기조가 더욱 강화된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양회 폐막을 하루 앞둔 10일 새벽 중난하이(中南海·자금성 서쪽 중국 최고지도부가 모여 있는 곳)의 정문인 신화먼으로 차량이 돌진하는 초유의 사건이 발생했다. 베이징 시청구의 중난하이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비롯한 지도부의 집무실과 국무원(행정부)이 입주한 중국 정치의 심장부다.


홍콩 싱다오일보와 엑스(X·옛 트위터) 등에 따르면 중난하이 남쪽 신화먼을 향해 검은색 승용차가 진입을 시도하다 문턱에 걸려 멈춰 서는 영상이 엑스에 공개됐다. 이 영상에는 사건 발생 직후 보안요원과 경호인력 10여명이 남성으로 추정되는 운전자를 차량에서 끌어내 사지를 붙잡고 어디론가로 연행하는 모습이 담겼다. 또 현장에서 누군가가 '살인범 공산당'이라고 외치는 소리가 현장의 차량 소음과 함께 녹음돼 있었다.


중국에서 중난하이를 향해 차량이 돌진한 사건은 전례를 찾기 힘들다. 홍콩 명보는 올해 양회 기간에 베이징의 거리 통제가 예년보다 강화되어 중난하이가 위치한 창안제 주요 구간마다 검문소를 설치됐고, 신화먼 앞에 배치된 사복경찰 인원 또한 작년의 2배 수준이었다고 전했다.

김상도 기자 (sara087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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