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팀’으로 돌아온 서건창(35·KIA 타이거즈)의 맹타는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KIA는 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펼쳐진 '2024 신한은행 쏠뱅크 KBO리그' KT전에서 선발 제임스 네일 호투와 서건창 결승 홈런으로 5-1 승리, 전날 패배(6-10)를 설욕하고 시즌 6승째(2패)를 챙기며 단독 2위에 자리했다.
선발 등판한 네일은 6이닝 5피안타 무사사구 7탈삼진 1실점(비자책) 호투로 시즌 2승을 달성했다. 지난달 27일 KBO리그 데뷔전이었던 광주 롯데 자이언츠전(6이닝 1실점)에 이어 2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
타선에서는 서건창이 이적 후 첫 홈런 포함 4타수 3안타 3타점 2득점 맹타를 휘둘렀다. 3루타가 하나 모자라 사이클링히트를 놓칠 정도로 서건창의 활약은 인상적이었다.
경기 후 이범호 감독은 “네일이 잘 던졌고 서건창이 잘 친 경기”라고 요약했다. 팬들은 네일의 호투에 엄지를 치켜들면서도 “서교수가 돌아왔다”며 서건창 활약에 꽂혔다.
7번타자(1루수)로 선발 출장한 서건창은 첫 타석부터 안타를 뽑았다. 0-1 끌려가던 2회 1사 1,3루 찬스에서 KT 선발 엄상백의 커터를 때려 동점 적시타를 만들었다. 1-1 맞선 4회 2사 1루에서 맞이한 두 번째 타석에서는 엄상백 체인지업을 잡아당겨 오른쪽 담장 넘어가는 역전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이적 후 첫 홈런이자 LG 트윈스 시절인 2022년 9월 21일 광주 KIA전 이후 560일 만에 나온 홈런이다.
이전부터 엄상백에게 매우 강했던 서건창은 엄상백이 마운드를 내려간 이후에도 식지 않았다. 6회초 1사 1루에서 바뀐 투수 주권을 공략해 우측으로 뻗어나가는 2루타를 터뜨렸다. 김태군 적시타 때 홈을 밟아 쐐기를 박았다. 8회 마지막 타석에서 외야 뜬공으로 물러나 사이클링 히트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서건창에게는 매우 의미 있는 경기였다.
광주일고 출신의 서건창은 2008년 LG 신고선수로 입단한 뒤 방출됐다. 군복무를 마치고 2012년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에서 기회를 잡았고, 2014시즌에는 특유의 타격폼을 앞세워 KBO리그 최초의 200안타를 달성하며 MVP에 선정됐다.
FA를 앞두고 2021년 LG로 트레이드 됐지만 3시즌 연속 이렇다 할 성과가 없었다. 세 차례나 FA 신청을 하지 못했던 서건창은 2023시즌을 마치고 ‘고향팀’ KIA로의 이적을 택했다.
올 시즌 첫 3경기에서 무안타에 그쳤지만, 지난달 31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4타수3안타1볼넷, 2일 KT전에서 2타수 1안타(2루타 1개)를 기록했다. 이날은 홈런 포함 3안타 경기를 펼치며 시즌 타율을 5할(14타수 7안타)로 끌어올렸다.
경기 후 서건창은 “아직 보여줄 게 많다. 야구를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 절실한 지금의 마음을 잊지 않고 더 보여드리고 싶다”고 약속했다.
잊히던 서건창이 고향팀에서 ‘서교수’의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다. 개막 10경기도 치르지 않은 시즌 초반이지만, 지금의 서건창 활약은 그의 화려했던 과거를 기억하는 야구팬들을 설레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