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노동조합(제3노조), 3일 성명 발표
국경없는기자회가 대한민국 언론자유 순위를 62위로 집계했다. MBC 뉴스데스크는 5월 3일 리포트 2개로 나누어 자세히 보도했다. MBC는 언론자유 순위가 문재인 정부 때보다 19단계나 하락했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하필 3일 MBC 뉴스데스크는 톱부터 리포트 다섯 개에 걸쳐 정부 여당을 거의 난도질하듯 비판했다. 김건희 여사 수사 리포트가 3개, 채상병 특검법 리포트가 2개였다.
MBC는 이원석 검찰총장이 대통령실과의 불편한 기류에도 불구하고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사건의 신속한 수사를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사건의 또 다른 본질인 ‘함정취재’의 불법성에 대해서는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 MBC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제목과 기사로 강조해 그 의도를 짐작케 했다.
야당들이 통과시킨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서는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라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발언을 필두로 야당의 공격에 가세했다. 특히 MBC는 ‘채상병 특검법’에 찬성한다면서도 기권한 국민의힘 의원들을 하나하나 거명하며 압박했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대비해 MBC가 표 단속까지 한다는 의심이 들었다.
그걸로도 성에 안 찼던지 MBC는 뉴스데스크 중반에 채상병 특검법 리포트 2개를 추가했다. 여야 주장을 팩트체크 한다면서 여당 비판에 15문장, 야당 비판에 1문장을 배분했다.
그런 보도를 해놓고도 언론자유가 후퇴했다고 대서특필하는 3일 MBC 뉴스데스크는 해학을 넘어 엽기적으로 보였다. 정부 여당을 일방적으로 비판하면서 동시에 언론자유가 없다고 하면 어느 쪽을 믿으라는 말인가.
또한 우리는 국경없는기자회의 언론자유 순위가 사실을 반영하는 것인지 체험을 통해 의심할 수밖에 없다. MBC노조는 민노총 언론노조의 탄압이 극에 달했던 2018년 국경없는기자회에 상황을 알리고 도움을 요청했다. 국경없는기자회는 냉혹하게 외면했다.
이는 국경없는기자회가 이념편향적인 의견에 의존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게 한다. 국경없는기자회 발표는 표현의 자유와 관련된 14개 단체들과 언론인 인권운동가 등의 설문 답변에 기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들이 공정하지 않으면 조사 결과도 부정확해진다.
그들은 대한민국 언론자유가 모리타니 아이보리코스트보다 뒤지고 말라위 시에라리온과 비슷하다고 답변했다. 그 나라들은 민주주의 지수가 각각 108위, 105위, 76위, 103위이다. 도대체 민주주의가 없는데 언론자유가 어떻게 존재한다는 것인가.
또한 그들은 언론노조가 공영방송을 장악하고, 반대파 언론인들을 내쫓고, 정부 여당 잘못에는 눈을 감았던 문재인 정권 때 언론이 훨씬 자유로웠다고 평가했다. 상식에 어긋난다 할 것이다. 그러한 평가의 이유를 합리적으로 해명하지 못하면 ‘언론자유 지수’가 아니라 ‘좌파장악 지수’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국경없는기자회가 조사 결과의 신뢰를 유지하려면 답변자들을 공개해야 한다. 그들이 공정하게 언론자유를 평가할 수 있는지 먼저 평가받아야 한다. 그래야 조사 결과가 진정한 언론자유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
2024년 5월 4일
MBC노동조합 (제3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