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취임식을 갖고 다섯번째 임기를 공식 시작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낮 12시 러시아 모스크바의 크렘린궁 대궁전 안드레옙스키 홀에서 오른손을 특별 제작된 헌법 사본에 올리고 취임 선서를 했다. 취임식은 의장대가 국기와 대통령기, 휘장, 헌법 사본을 가져오는 것으로 시작됐다.
푸틴 대통령의 선서 후 발레리 조르킨 러시아연방 헌법재판소장이 취임을 공식 선포한 뒤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이 이어졌다. 푸틴 대통령은 9분간에 걸친 연설에서 러시아가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며 ‘단결’을 강조했다.
그는 연설에서 “러시아에 봉사하는 것은 큰 영광이자 책임이며 신성한 의무”라며 “러시아가 현재의 어려운 시기를 더 강하게 헤쳐 나가고 승리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이 어렵고 중요한 시기를 위엄 있게 보내고 더 강해질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우리는 단결됐고 위대한 국민이며 모든 장애를 극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을 기점으로 러시아와 서방의 대립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6년 임기를 시작한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서방과 대화를 피하지 않는다”며 “안보와 전략적 안정에 대한 대화를 할 수 있지만 대등한 조건에서만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다극 세계 질서를 형성하기 위해 파트너들과 계속 협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3월 15∼17일 대통령 선거에서 역대 최고 득표율인 87.28%로 승리하며 2000·2004·2012·2018년을 이어 5선에 성공했다. 이번 임기는 2030년까지 6년 간이다.
푸틴 대통령은 보리스 옐친 전 대통령의 퇴진으로 권한대행을 맡은 1999년 12월 31일부터 총리 시절(2008∼2012년)을 포함해 20여년 간 러시아의 실권을 유지하고 있다. 그가 2030년 대선에서 6선에 성공할 경우 2036년까지 정권을 연장해 사실상 종신집권에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