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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해협 어떻게 되든 무슨 상관"?…이재명이 틀렸다


입력 2024.05.16 05:10 수정 2024.05.16 05:10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아산 플래넘 2024' 3번째 세션

美中이 대만해협·남중국해서

군사적 충돌시 韓 연루는 '기정사실'

"美中 사이서 전략적 선택 해야 할 것"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대만해협이 어떻게 되든, 중국과 대만 국내 문제가 어떻게 되든 무슨 상관이 있는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4·10 총선을 보름여 앞두고 진행한 유세에서 윤석열 정부 외교안보 정책을 비판하며 이같이 말했다.


한반도 평화와 대만해협은 연관성이 없으니 외면하자는 주장이지만, 전문가들의 견해는 정반대였다.


아산정책연구원이 14일 서울 한 호텔에서 개최한 '아산 플래넘 2024'의 3번째 세션에서 '아시아의 인화점-대만해협과 남중국해'를 주제로 전문가들이 토론을 벌이고 있다. ⓒ아산정책연구원

엘렌 김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은 지난 14일 '아시아의 인화점-대만해협과 남중국해'를 주제로 진행된 아산정책연구원 주관 '아산 플래넘 2024' 3번째 세션에서 대만해협 및 남중국해 위기가 한국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유일한 동맹인 미국과 경제적 연관성이 높은 중국이 군사적으로 충돌할 경우, 한국이 뒷짐만 지긴 어려울 거란 지적이다.


무엇보다 관련 해역이 석유 등을 실어 나르는 핵심 에너지 수송로인 데다 한국이 중국·대만과 경제적으로 깊이 얽혀있어 분쟁 발생 시 경제적 여파가 클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주한미군의 존재 역시 한국의 연루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으로 꼽힌다. 엘렌 김 선임연구원은 대만해협 위기 발생 시 "주한미군이 한국에서 출발해 대만을 도와주러 갈 것"이라며 "대만은 한국에서 멀지 않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역내 위기 발생 시 한미 상호방위조약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패트리샤 김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원은 "한미 상호방위조약에 '한국은 미국의 동맹을 보호하는 데 군사력을 동원할 수 있다'는 내용이 있다"며 "미국이 대규모 전쟁에 들어갔을 때 한국은 일정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산정책연구원이 14일 서울 한 호텔에서 개최한 '아산 플래넘 2024'의 3번째 세션에서 '아시아의 인화점-대만해협과 남중국해'를 주제로 전문가들이 토론을 벌이고 있다. (왼쪽부터) 김두연 신미국안보센터(CNAS) 선임연구위원, 짐보 켄 게이오대학교 교수, 엘렌 김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 ⓒ아산정책연구원

무엇보다 미중 간 '물리적 충돌'이 본격화할 경우, 한국이 '전략적 선택'을 피하기 어려울 거란 관측이다.


엘렌 김 선임연구원은 "한국은 그렇게 하기 싫을 것"이라면서도 "한국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할 것이다. 한국은 최전선에 서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이 중국과 북한을 맞닥뜨리고 있기에 선택을 하기 쉽지 않다"면서도 "한국이 공개적으로 (미국의) 동맹국으로서 책임을 다하지 않겠다고 하면, 신뢰가 떨어지기에 관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이 영리하게 접근해야 한다"며 "한국은 미국과 함께 굉장히 많은 논의를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일례로 중국이 대만을 국지적으로 공격할 가능성에서부터 한국을 직접 공격할 가능성까지, 다양한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관여 수준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김영호 국방대 부총장는 "미국이 요청하든 안 하든 미국의 가장 가까운 동맹국으로서, 그리고 한국이 지역 평화·안정에 역할을 하겠다고 약속한 바와 같이 뭔가 하긴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맹 간 신뢰는 물론, 윤 정부가 추구해 온 '글로벌 중추국가' 구상에 걸맞은 역할을 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만 김 부총장은 "안타깝게도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제한적"이라며 '간접적 관여 방안'을 언급했다.


북한이 미중 충돌을 적화통일의 기회로 간주할 수 있는 데다, 중국이 주한미군을 직접 공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한국이 '적극적 관여'에 나서긴 어렵다는 설명이다.


김 부총장은 "어느 정도의 (미중) 갈등이냐에 따라 우리 역할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미국에) 물자나 의무병을 지원해 주거나 인도주의적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듯 역내 미중 충돌에 따른 한국의 연루 가능성은 기정사실에 가깝다는 평가지만, 정작 국내에선 쉬쉬하는 분위기라는 지적이다.


김 부총장은 "우리는 (미중) 군사분쟁 가능성이 낮다고 생각한다"며 "만약 일어난다고 해도 영향이 간접적이라고 생각한다. 일부 한국인은 '우리가 대만을 도와야 한다'는 논의 자체를 두려워하기도 한다. 이야기하면 중국 정부를 화나게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아산정책연구원이 14일 서울 한 호텔에서 개최한 '아산 플래넘 2024'의 3번째 세션에서 '아시아의 인화점-대만해협과 남중국해'를 주제로 전문가들이 토론을 벌이고 있다. (왼쪽부터) 패트리샤 김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원, 김영호 국방대 부총장, 왕쥔셩 중국 사회과학원 연구원. ⓒ아산정책연구원

한편 중국 측 인사는 한국이 미중 협력의 교두보가 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왕쥔셩 중국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미중 간에는 더 많은 대화가 필요하다"며 "대화를 통해 대만해협과 남중국해에서 안정이 이뤄질 것이고, 한반도 문제도 더욱더 안정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왕 연구원은 "중국과 미국이 더 가까워지는 데 한국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쪽 편만 드는 게 아니라 중국·미국과 함께 협력하면서 관계 강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이 미국에 경도돼 있다고 보고 한국의 '중립'을 촉구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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