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경찰관 "김호중, 수사기관 만만히 보지 말라고 변호사가 안 알려줬나"

김인희 기자 (ihkim@dailian.co.kr)

입력 2024.05.27 09:14  수정 2024.05.27 11:37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 글 남겨 "일 더 키운건 김호중 그 자신"

"김호중 사건 놓고 경찰관끼리 서로 응원하는 상황까지 일어나"

생각엔터테인먼트 이광득 대표(김호중 매니저에게 허위 자수를 지시한 혐의(범인도피교사)), 트로트 가수 김호중(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 도주치상 혐의), 생각엔터테인먼트 본부장 전모씨(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제거한 혐의(증거인멸 등))가 24일 오후 서울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호송차로 이동하고 있다.ⓒ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음주 뺑소니' 혐의로 구속된 가수 김호중을 향한 대중의 공분이 커진 가운데, 한 경찰관이 이 사건과 관련된 글을 남겨 화제가 되고 있다. 사건을 은폐하려 했던 그의 행각으로 인해 오히려 일이 더 커졌다는 취지다.


27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경찰청 직원이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쓴 글이 화제가 됐다. '호중이 형! 경찰 그렇게XX아니야'라는 제목의 글인데, 현재 이 글은 삭제된 상태다.


이 글을 쓴 A씨는 "상대 측에 합의금 건네고 음주는 음주대로 처벌받았으면 끝났을 일을 형 눈에 수사기관이 얼마나XX으로 보였으면 구라(거짓말을 속되게 이르는 말)에 구라를 쳤을까 싶다"고 했다.


A씨는 "시간 지나서 음주 측정해서 수치 안 나와도 술 먹은 곳 CCTV까고, (만약) 영상이 없어도 동석한 사람들을 참고인으로 불러서 조사하면 10에 9.9는 알아서 다 분다"며 "돈 많이 써서 고용한 변호사가 옆에서 알려줬을 거 아니냐"고 했다.


이어 "그런데 경찰, 검찰을 너무 XX으로 본 것 같다. 물론 경찰은 대외적 인식이 좋지 않지만, 일개 경찰서 수사팀이 하루 이틀만에 증거 확보하고 일사천리로 진행하면서 구속영장 청구까지 했다는 것은 모든 수사관이 매달려 수사의 처음부터 끝까지 각자 분담해서 했다는 얘기"라며 "이건 쉽게 말하면 매우 화났단 얘기"라고 덧붙였다.


ⓒ블라인드 캡처


또 "실제로 우리(경찰) 내부 게시판에는 서울 강남경찰서 응원한다는 글까지 올라왔고 담당 수사관들 응원한다는 댓글이 100개가 달렸다"며 "살인, 강간 기타 등등 김호중보다 더 극악무도한 범죄자들 상대하고 수사하는 전국 경찰관들이 다른 수사관들 응원하는 글은 본 적이 없었는데 김호중 덕분에 처음 봤다"고 했다.


그러면서 "구속 축하한다. 수사기관은 XX으로 봤는데 법원까지 손 들어 줄지는 몰랐을 것 같긴 하다. 하지만 김호중 구속영장이 나왔다는 것은 증거는 차고 넘친다는 얘기"라며 "일을 키운 건 소속사도, 팬클럽도 아닌 김호중"이라고 강조했다.


김호중은 지난 9일 오후 11시 40분께 술을 마신 채 차를 몰다 강남구 압구정동 한 도로에서 반대편 도로의 택시를 충돌하는 사고를 낸 뒤 달아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도주치상 등)를 받는다. 그의 소속사 이광득 대표는 사고 뒤 김호중 매니저에게 허위 자수를 지시한 혐의(범인도피교사), 본부장 전씨는 김호중 차량의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제거한 혐의(증거인멸 등)를 받는다.


서울중앙지법 신영희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들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연 뒤 증거 인멸 염려를 이유로 세 사람 모두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판사는 김호중에게 "똑같은 사람인데 김호중은 처벌받으면 안 되고, 막내 매니저는 처벌받아도 괜찮은 것이냐"고 질책했다. 검찰은 수십 쪽짜리 의견서를 준비하는 등 재판부에 구속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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