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충일에 욱일기 왠말이냐’…부산 주민 신상 털리자 ‘철거’

표윤지 기자 (watchdog@dailian.co.kr)

입력 2024.06.07 15:23  수정 2024.06.07 15:26

제69회 현충일인 지난 6일 부산 수영구의 한 43층짜리 주상복합건물 고층 창문에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인 욱일기가 내걸려 시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뉴시스

현충일 날 욱일기를 내걸어 공분을 샀던 부산의 한 아파트 주민이 끝내 욱일기를 철거했다.


7일 부산 수영구 주민들에 따르면 해당 주민은 아파트 창문 밖에 내걸었던 욱일기를 전날 밤 내렸다.


현재는 욱일기가 걸려있던 자리에 ‘민관합동 사기극’이란 문구의 현수막만 붙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충일인 전날 해당 주민이 창밖으로 욱일기를 내건 사실이 언론 기사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널리 알려지자 해당 주민을 향한 비난이 빗발쳤다.


경찰과 지방자치단체가 욱일기 철거를 위해 해당 집을 찾았지만 집 앞에는 ‘여행 가서 아무도 없다’는 내용의 종이만 붙어 있었다.


상황이 이렇자 누리꾼들은 해당 주민의 신상 털기에 나섰다. 이름과 거주지, 직업까지 온라인에 공개됐다.


신상 공개 과정에서 동명이인인 의사로 잘못 알려지자 해당 의사가 근무하는 병원 홈페이지가 다운되는 소동이 발생하기도 했다.


동명이인으로 피해를 본 의사의 지인은 SNS에 “공교롭게도 제 지인이 이름과 직업까지 같아 당사자로 오해받고 신상이 털리고 있다”며 “부산 욱일기 마녀 사장을 멈춰주세요”라는 글을 게재했다.


해당 주민이 거주하는 현관 앞에는 오물과 비난 글이 뒤덮였다. 음식물로 추정되는 오물을 포함해 ‘나잇값도 못 한다’, ‘토착왜구’ 등의 글귀가 현관에 붙었다.


일각에 따르면 해당 주민은 지자체와 법적 갈등을 겪고 있는 문제를 공론화하기 위해 이런 일을 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시민 김모(40)씨는 “지자체에 불만이 있더라도 이렇게 비틀린 방식으로 표현한다면 시민 동의를 얻기 어렵다”면서 “순국선열을 기리는 현충일에 전범기를 건 것은 한참 선을 넘었고, 법적으로 제재까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분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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