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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남편 정자를 채취해 출산에 성공했습니다"


입력 2024.06.07 15:21 수정 2024.06.07 15:24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더 선

호주 출신의 모델이 사망한 남편의 정자를 채취해 아이를 출산했다.


지난 4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더 선에 따르면 호주 출신 수영복 모델인 엘리디 풀린(Ellidy Pullin·31)은 최근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 사후 정자 채취(posthumous sperm retrieval, PSR)를 통해 아이를 낳게 된 과정을 밝혔다.


엘리디의 남편 알렉스 첨피 풀린(Alex Chumpy Pullin)은 세 차례 동계 올림픽에 출전한 호주 스노보드 선수였다. 그는 2020년 7월 8일 스피어 낚시(물 속에 들어가 작살과 창으로 물고기를 꿰뚫어 낚는 방식)를 하던 도중 숨졌다. 물 속에서 너무 오랫동안 숨을 참으려다 '얕은 수심에서의 저산소증(shallow-water blackout)'으로 익사한 것이다. 그의 나이는 불과 32세였다.


ⓒ더 선

알렉스가 사망한 지 몇 시간 후, 엘리디의 친구들과 가족들은 사후 정자 채취를 언급했다. 그간 부부는 아기를 갖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엘리디는 12시간도 지나지 않아 사후 정자 채취에 동의했고, 6개월 후 시험관 아기 시술을 시작했다. 두 차례의 시험관 시술 끝에 그는 2021년 10월에 미니 알렉스 풀린(Minnie Alex Pullin)을 낳았다.


엘리디는 "그가 얼마나 좋은 아빠가 될 수 있었는지 알기에 지금 딸을 볼 수 없는 것이 가장 슬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후 정자 채취 당시, 알렉스의 정자가 아직 건강하게 살아있어서 딸을 가질 수 있었다. 정말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한편 사후 정자 채취는 대다수 국가에서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명확한 법률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정자 채취와 관련된 의료 절차와 기준은 있지만 주로 불임 치료와 연관돼 있으며, 구체적인 법적 논의는 이뤄진 바 없다.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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