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생식기를 제거하지 않은 채 트랜스젠더 수영 선수로 활약하고 있는 리아 토머스(25·미국)가 앞으로 국제대회 여자부 경기에 출전할 수 없게 됐다.
13일(한국시간)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토머스는 최근 여자부 국제대회 출전을 위해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기한 소송에서 패소했다.
CAS는 이날 "토머스는 국제수영연맹이 만든 정책에 이의를 제기할 자격이 없다"며 "토머스는 현재 미국수영연맹 소속 회원이 아니며, 따라서 국제수영연맹이 주관하는 대회에도 출전할 수 없다"고 밝혔다.
토머스는 트랜스젠더 출전 관련 제도가 정비되기 전까지는 '비엘리트 부문' 경기만 나설 수 있다. 또 국제대회뿐 아니라 미국수영연맹이 주관하는 엘리트 부문 여자부 경기에도 출전하지 못한다. 2024 파리 올림픽 출전도 불가능하다.
국제수영연맹은 "12세 이전에 성전환 수술을 받은 선수만 여성부 경기에 출전할 수 있다"며 "그렇다고 12세 이전에 수술하도록 권장하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국가에서 그 나이 때 수술을 받는 게 가능하지 않다"고 밝혔다.
남성으로 태어난 토머스는 고교 졸업을 앞둔 시점에서 자신의 성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펜실베이니아대 재학 시절인 2019년부터는 호르몬 요법을 통해 여성이 되는 성전환 과정을 겪었다. 그는 생식기 제거 수술을 받지 않아 남자 성기가 그대로 있고, 호르몬 대체요법만 받았다.
토머스는 지난 2022년 3월 전미 대학수영대회 여자 자유형 500야드(457.2m) 종목에 출전해 올림픽 은메달리스트를 제치고 우승했다. 이로써 그는 미국 역사상 최초로 전국 대회에서 우승한 트렌스젠더가 됐다.
앞서 그는 남자부 선수 시절 나이별 미국 랭킹이 400∼500위권에 불과했다. 여자부로 옮긴 후 성적이 수직 상승했다.
이후 원래 남성이었던 트랜스젠더가 여성 선수들과 경쟁하는 것이 공정한가를 두고 미국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졌고, 펜실베이니아대 여자 수영팀 소속의 폴라 스캔런은 지난해 말 미국 하원에 출석해 "남성 생식기가 그대로 있는 토머스 앞에서 일주일에 18번씩 강제로 옷을 벗어야 했다"며 "이런 상황을 피하기 위해 화장실에서 옷을 갈아입거나 가족 화장실을 사용하는 여학생들도 있었다"고 항의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