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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파·구태 없다" 나경원…러닝메이트 없이 홀로서기 '우뚝' [마크맨 날다]


입력 2024.06.26 00:00 수정 2024.06.26 00:00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한동훈, '장동혁·박정훈·진종오'와 맞손

원희룡, '인요한·박진호'와 '원팀' 이뤄

김민전·김정식 동행설에 선 그은 나경원

'당심 확보' 위한 이슈 발굴·스킨십 집중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나경원 의원(서울 동작을·5선)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나경원 의원(서울 동작을·5선)이 7·23 전당대회에서 러닝메이트 없이 홀로서기에 나섰다. 당권 경쟁자인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함께 뛸 최고위원·청년최고위원 후보를 공식화하는 것과 대비되는 경선 전략이다. 일부 우군이 형성되는 구도가 그려지긴 하지만 나 의원 스스로가 계파와의 이별을 선언하고 러닝메이트를 두는 행위를 '구태 정치'라고 비판한 만큼, 당내에선 나 의원이 보수정통성 확보에 무게중심을 둔 행보를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25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중앙당선거관리위원회는 7·23 전당대회 후보자 등록을 마감했다. 전날부터 이날까지 실시된 후보 등록 결과 당대표 도전자는 4명이었다. 4인을 뽑는 최고위원 경선에는 총 10명이, 1명을 뽑는 청년최고위원엔 11명의 후보가 도전장을 냈다.


당 안팎에선 최고위원·청년최고위원 등록 후보 면면을 보면 특정 당권주자와 연관성이 여실히 드러나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한 전 위원장은 재선 장동혁 의원을 비롯해 박정훈 의원·진종오 의원 등과 손을 잡고 전대 국면에 돌입했다. 원 전 장관은 인요한 의원과 박진호 김포감 당협위원장을 각각 최고위원과 청년최고위원 후보로 밀고 있다.


이에 자연스레 나 의원이 누구를 러닝메이트로 선택했는지도 당 안팎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당내 중진에다 대권 잠룡으로 평가받는 만큼 나 의원과 함께할 세력이 다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줄을 이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등록 마감일인 이날 청년최고위원에 도전한 김정식 전 청년대변인은 출마 선언 자리에 나 의원과 동석하며 러닝메이트로 뛰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기도 했다. 아울러 수석대변인직을 내려놓고 최고위원에 도전한 김민전 의원 역시 지난 24일 사전투표를 폐지하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나 의원과 공동발의하면서 서로 손을 잡은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당사자인 두 후보는 이 같은 해석을 경계했다. 김 의원은 최고위원 출마 선언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서해에서 북한군에 의해 사망한 공무원 이 씨의 친형인 이래진 씨가 내게 어느 캠프에도 들어가지 말아줬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며, 앞서 제기된 나경원 또는 원희룡 러닝메이트설에 선을 그었다.


김 전 청년대변인도 이날 출마 선언 후 취재진과 만나 '나 의원이 동석한 배경'에 대한 질문에 "나 의원은 '러닝메이트' 제도에 대해선 구태정치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며 "청년최고위원 후보는 특정 캠프가 아닌 자기가 할 말을 하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역시 '나경원 연대설'을 일축한 것으로 풀이된다.


나경원 캠프 관계자도 "같은 정치적 견해와 철학을 가진 좋은 후보들에게 정치적인 기회를 마련해주기 위해 함께 배석한 것이지, 러닝메이트로 같이 뛴다거나 캠프에서 함께 하자는 의미가 아니다"라며 "앞서 계파 없이 국민만 보고 가겠다고 말했던 것처럼 당심과 민심을 얻기 위한 행보에만 집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출마하는 나경원 의원(오른쪽)이 25일 국회 소통관에서 김정식 국민의힘 전 청년대변인의 청년최고위원 출마선언(왼쪽)을 지켜본 뒤 함께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앞서 나 의원은 지난 19일 페이스북에 "내가 지금껏 걸어온 정치에는 친(親)도 반(反)도 없었다"며 "우리 당은 스스로 친윤·비윤·반윤 또는 친한·반한 이런 것들과 과감히 결별했으면 한다"고 적은 바 있다. 아울러 러닝메이트와 함께 전대를 치르는 현 상황을 "구태정치"라고 비판하면서 홀로서기에 나서겠단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재집권 캠프'라 명명된 나 의원의 캠프는 실제로 계파색이 없는 '고문' 위주로 꾸려진 모양새다. 현재 당내 최다선 6선 중진 조경태 의원이 힘을 싣고 있고 이주영 전 국회부의장이 상임고문, 정양석 전 원내수석부대표가 총괄로 합류한 바 있다.


나 의원의 최근 행보는 이번 경선에서 80%의 비중을 차지하는 당심 확보에 맞춰져 있다. 나 의원은 이날 오전 보수 외곽 조직인 '새미준'의 정기세미나에 참석했다. 새미준은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지원한 단체로, 보수 진영 최대 규모의 외곽 조직이다. 나 의원은 이날 당대표 후보 4인 중 유일하게 새미준 세미나를 찾았다.


아울러 나 의원은 이날 포럼 강연자로 나선 오세훈 서울시장과 깊은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했다. 나 후보는 "그동안 오 시장과 정책적인 부분에 있어서 상당 부분 생각을 공유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고, 오 시장은 "(서울시정 철학인) 약자와의 동행만 선언하면 공개 지지하는 셈"이라고 화답했다.


또 나 의원은 이날 '보수 정통성'을 강조하는 발언으로 당심을 적극 공략하기도 했다. 나 의원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6·25다. 이제는 우리도 핵무장을 해야 한다"는 짤막한 글을 올렸다. 나 의원이 이 같은 화두를 던지자 한 전 위원장과 원 전 장관, 윤상현 의원 등 당권 주자들은 뒤늦게 대북 억지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내며 따라갔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국방이나 안보 이슈는 특히 우리 당 지지자들이 민감하게 생각하는 이슈인데 (나 의원이) 타이밍을 정확하게 보고 센 이야기를 꺼내 이슈를 선점한 것"이라며 "최근 지자체장들과 만나서 호응을 이끌어 내는 것도 그렇고 당원들이 좋게 볼 수밖에 없는 행보만 하고 있는 걸 보면 괜히 '나경원이 나경원'이라는 얘기가 나오는게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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