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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약이’ 신유빈, 간절했던 단식 메달 불발 “내 실력 인정하고 더 노력”


입력 2024.08.04 00:50 수정 2024.08.04 00:50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신유빈 ⓒ 뉴시스

‘삐약이’ 신유빈(20)이 동메달 결정전에서 첫 게임을 따내고도 졌다.


‘세계랭킹 8위’ 신유빈은 3일(한국시각) 프랑스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펼쳐진 ‘2024 파리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동메달 결정전에서 ‘세계랭킹 5위’ 하야타 히나(일본)를 맞이해 2-4(11-9 11-13 10-12 7-11 12-10 7-11)로 패했다.


왼손잡이 하야타는 일본이 자랑하는 탁구 스타. 넘기 어려운 벽인 중국에 막혀 세계선수권 금메달은 없지만, 은메달 7개-동메달 2개를 획득한 강자다. 신유빈에게도 부담스러운 천적이다. 이날 경기 전까지 신유빈은 하야타에 4전 4패로 절대 열세였다.


신유빈이나 하야타 모두 중국 선수에 져 결승 진출에 실패, 하나 남은 동메달에 모든 것을 걸었다.


한국 탁구 단식 20년 만에 4강에 진출한 신유빈에게 거는 기대도 컸다. 상대전적에서 하야타에 밀리고 있지만, 혼합복식에서 귀중한 동메달로 끌어올린 자신감과 8강에서 히라노 미우(일본)를 꺾은 상승세를 간과할 수 없었다. 하야타의 손목 상태가 좋지 않다는 점도 신유빈의 승리를 더욱 기대하게 했다.


기대대로 신유빈은 1게임을 따내고 특유의 ‘삐약’ 기합 소리를 내질렀다. 2게임에서도 4-1로 앞서나가며 기세를 올리는 듯했지만, 4연속 실점 뒤 7-9로 끌려갔다. 10-10 듀스까지 만든 신유빈은 포핸드 공격으로 스코어를 뒤집었지만,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2게임을 내줬다.


3게임에서는 백핸드 공격이 잇따라 성공하면서 9-6 리드를 잡았다. 다시 살아난 하야타에 10-10 동점을 허용한 신유빈은 다시 한 번 듀스 상황에서 졌다. 1-2 끌려가던 신유빈은 4게임에서는 중반 이후 범실이 나오면서 7-11로 졌다.


게임 스코어 1-3으로 어려운 상황이 됐지만, 신유빈은 주저앉지 않았다. 5게임에서 10-10으로 다시 듀스 상황에 놓였는데 2점을 먼저 뽑고 경기를 이어갔다. 6게임에서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2-7 끌려가던 신유빈은 어깨가 불편한 듯 강한 공격을 하지 못한 채 7-11로 졌다.


신유빈 ⓒ 뉴시스

혼합복식에서 임종훈과 동메달을 합작하며 12년 만에 한국 탁구에 올림픽 메달을 안긴 신유빈은 2004년 유승민(남자 금), 김경아(여자 동)에 이어 20년 만에 단식 4강에 올랐지만 메달은 따내지 못했다.


늘 밝은 미소를 띠던 신유빈도 패배 뒤 표정은 어두웠다.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신유빈은 “후회는 없다. 나를 이긴 상대들은 나보다 더 묵묵히 노력을 해왔다고 생각한다”며 “메달이 목표였기 때문에 아쉽다. 지금의 내 실력이 여기까지라 생각하고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탁구 신동'으로 불렸던 신유빈은 2019년 만 14세 11개월의 나이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3년 전 도쿄올림픽에서는 최연소 출전의 기록도 세웠다. 지금도 한창 성장 중이다. 파리올림픽에서 보여준 신유빈의 서브는 날카로워졌고, 경기운영 능력도 향상됐다. 멘탈이 강해졌다는 점도 눈에 띈다.


한 뼘 이상 성장한 ‘삐약이’ 신유빈은 여전히 한국 탁구의 현재이자 미래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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