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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흐르는 혀 아이 입에…말레이 사원, 아동학대 논란


입력 2024.08.11 18:03 수정 2024.08.11 18:03        표윤지 기자 (watchdog@dailian.co.kr)

ⓒ웨이보

말레이시아 한 주술사가 어린아이들을 대상으로 행한 치료 의식이 공개되자, 아동 학대가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8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서부 해안에 있는 셀랑고르주 클랑의 한 사원에서 린이라는 이름을 가진 주술사가 아이들의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며 '피의 의식'을 거행했다.


해당 사원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 올라온 의식 사진이 온라인을 통해 확산하자 이는 곧 누리꾼들의 공분을 샀다.


사진에는 의식을 행하기 위해 혀에 상처를 낸 주술사의 모습이 담겨 있다.


주술사는 피가 흐르는 혀를 내민 채 아이의 입을 향해 구부리는 모습이었다. 또 옆에서 아이의 팔과 다리를 붙잡아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부모의 모습도 포착됐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미신을 맹신해 자녀를 사원에 데려간 부모를 비난하는가 하면 주술사의 행위가 비위생적이라고 비판했다.


일부 누리꾼이 주술사를 아동 학대 혐의로 고발하는 등 논란이 불거지자, 해당 사원은 게시물을 삭제하고 페이스북 계정을 폐쇄했다.


주술사는 "해를 끼치려는 것이 아닌 도움을 주려는 의도였다"며 "신이 내 몸에 들어와 신자들을 치료하는 방법을 지시하는데 신이 선택한 사람으로서 나는 이 역할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치료를 하는 동안 아이들에게 직접 입을 맞추진 않았다"며 "괴롭히는 행동을 할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덧붙였다.


말레이시아에선 주술사가 신과 인간 사이의 매개체 역할을 한다고 믿고 있다. 이로써 주술사가 다양한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고 여겨 일부 의식에선 주술사들이 피를 많이 흘릴 때까지 몸에 상처를 내는 '피의 의식'을 거행하기도 한다.


이러한 피의 의식은 '신성한 존재를 끌어들인다'고 받아들여진다. 특히 피가 많이 흐를수록 신이 더 큰 만족감을 느낀다고 여긴다.


하지만 SCMP는 이를 뒷받침할 과학적 증거는 없으며 '피의 의식'은 온라인상에서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지 누리꾼들은 "질병이 있다면 병원에서 진찰을 받아야 한다" "이렇게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면 의사가 왜 필요한가" "가장 치료가 필요한 사람은 아이가 아니라 부모다" 등의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

표윤지 기자 (watchdog@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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