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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곳 잃어가는 제3지대 정당…기회 파고드는 국민의힘


입력 2024.09.03 06:00 수정 2024.09.03 06:00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조국혁신당·개혁신당 지지율 하락

與, 중도·무당층 외연 확장 기회로

한동훈 '좌클릭' 격차해소가 대표적

채상병 등 尹과 차별화도 전략 해석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조경태 격차해소특별위원회 위원장 등이 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격차해소특별위원회 임명장 수여식 및 제1차 회의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조국혁신당과 개혁신당 등 제3지대 정당의 입지가 쪼그라들고 있는 형국이다. 총선 이후 5개월 만에 반토막이 난 지지율부터 이를 방증한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중도·무당층으로의 외연 확장 기회로 삼고 이들의 호응이 높은 정책 발굴·행보에 주력하고 있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조국혁신당과 개혁신당 등 제3지대 정당의 지지율은 하락세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7~29일 100% 무선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 따르면, 조국혁신당의 지지율은 7%다. 총선 직후였던 4월 3주차 조사에서 14%를 기록한 뒤 점차 하락해 반토막 수준이 됐다.


개혁신당도 같은 조사에서 2%의 지지를 얻었다. 반면 지지정당이 없다고 응답한 이른바 무당층은 26%로 집계됐다. 국민의힘(30%), 더불어민주당(31%)과 비교한다면 제3지대 정당의 존재감은 거의 없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평가다.


리얼미터가 지난달 26일부터 30일까지 무선(97%)·유선(3%) 자동응답 방식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조국혁신당은 8.0%, 개혁신당은 3.9%로 조사됐다. 두 정당의 지지율 모두 0.3%p씩 상승했지만, 한 자릿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두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국민의힘은 이를 외연 확장의 기회로 삼는 모습이다. 한 대표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와 저출생 극복 문제 등을 연일 띄우고 있다. 보수 정당의 약점으로 평가되는 중도층과 청년층을 끌어당기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한 대표가 '격차해소'를 강조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분석된다. '한동훈 브랜드'로 불리며 출범한 격차해소특별위원회는 교육과 문화, 지역, 소득, 자산, 건강 등 다중 격차를 해소할 당 차원의 정책 컨트롤타워로 이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한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격차해소특위 임명장 수여식 및 1차 회의에서 "우리 국민의힘은 자유주의 정당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상향의 성장을 추구한다"면서도 "그렇지만 그 과정에서 현실의 삶을 고민하고 현실 삶을 개선시키는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걸 우리는 '격차해소'라는 목표를 두고 진행하겠다는 것"이라며 "격차해소특위가 하는 일의 성패가 국민의힘 정치의 성패에 직결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격차해소에 진심"이라고 강조했다.


그간 보수 정당이 성장에 무게를 둬왔다는 점을 볼 때 격차해소 어젠다는 중도·무당층, 나아가 진보층을 공략한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강조하는 '먹사니즘'에 대응하기 위한 카드이기도 하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한 대표가 격차해소특위를 만든 건 일종의 '중도 클릭' '좌클릭'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한 대표가 대통령실과 당내 반대에도 제3자 추천 방식의 채상병 특검법을 추진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종근 시사평론가는 "정당 지지율 하락은 오로지 당대표의 책임"이라며 "한 대표가 채상병 특검법 등 여론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대통령과의 차별화에 나섬으로써 대통령과 정당 지지율을 끌어올리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엄 소장도 "대통령을 비롯한 여권의 지지율 발목을 잡고 있는 게 채상병 특검이다. 대통령 지지율은 채상병 특검 반대 지지율과 같다"라며 "대통령 지지율이 구조적으로 올라갈 가능성이 거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한 대표가 대통령과의 차별화에 나서고, 역동성을 강화시키면서 국민의힘의 지지율을 높게 유지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채상병 특검법 추진"이라고 말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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