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 지구력과 기능적 피트니스를 겨루는 실내 피트니스 레이스 ‘하이록스(HYROX)’가 2회 대회도 성공적으로 치렀다.
지난 19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제2회 하이록스 코리아’ 대회에는 무려 2104명의 참가자들이 도전장을 던졌고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참가 인원만 놓고 보면 지난 2월 첫 대회 1100명보다 약 2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최근 MZ 세대를 중심으로 불고 있는 운동 열풍이 ‘하이록스’ 대회로 고스란히 전해졌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완주가 목표인 ‘하이록스’는 경기 제한 시간이 존재하지 않으며, 별도의 참가 자격 또한 없어 체력 수준에 맞게 엘리트 운동선수부터 일반인까지 모두가 참여 가능한 대회다.
‘하이록스’의 슈퍼스타는 역시나 홍범석이다. ‘피지컬 100 시즌 2’ 준우승자인 홍범석은 ‘더솔져스’ 준우승자 송병석과 함께 지난 2월 첫 대회서 남자 더블 프로 부문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이후 이들 콤비는 대만 대회에서 57분 40초라는 아시아 신기록을 써냈고, 기세를 몰아 프랑스 니스에서 열린 하이록스 월드 챔피언십에도 출전한 바 있다. 뜨거운 열기로 가득 찬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홍범석을 직접 만났다.
Q : 지난 2월 열린 첫 대회에서 아시아 신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2회 대회에서는 아쉽게 부상으로 참가하지 못하지만 앰버서더로 대회 홍보에 나섰다.
홍범석 :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하이록스는 너무도 소중한 대회다. 지난 2월 첫 대회 때보다 참가자들이 크게 증가했다고 들었다. 이런 대회를 홍보할 수 있어 너무 뜻 깊다.
Q : 부상 이야기를 잠깐 해보자. 이번 대회 역시 기대가 컸을 텐데, 그래서 무릎 부상이 더 아쉬울 것 같다. 현재 몸 상태는 어떤가.
홍범석 : 한 축구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다가 오른쪽 무릎의 십자인대를 다쳤다. 사실 이번 하이록스 대회에서 아시아 기록 경신이 목표였고, 다음 달 홍콩에서 열리는 하이록스 아시아 챔피언십에 출전할 예정이었다. 이렇게 목표를 잡아두고 있었는데 다치게 되니 속이 많이 상했다.
3주 전 오른쪽 무릎의 전방 십자 인대 수술을 받았다. 의사 선생님께서는 발을 아예 딛지 말라 하셨는데 가벼운 조깅 정도만 하고 있다. 스스로 몸 상태를 체크해 가며 무리하지 않고 있다.
Q : 최근 말 그대로 ‘운동 붐’이 일고 있다. 과거 출연했던 ‘피지컬100’은 물론 이와 관련된 프로그램이 많이 제작되고, 대회 역시 많이 개최되고 있다. 이 가운데서도 하이록스 대회가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데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나. 하이록스 대회의 차별점을 꼽자면?
홍범석 : 일단 하이록스는 전 세계 곳곳에서 열리며 한국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유명세가 높아지고 있다. 하이록스의 인기가 높은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어렵지 않다는 점이다. 스킬을 요하는 동작들이 많지 않고 조금만 배우면 누구나 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 대회에 이어 이번에도 남녀노소 다양한 연령층에서 참가했다. 어린 친구들부터 70대 분들까지 보인다. 본인의 능력에 맞게 목표를 설정하면 된다.
또 하나, 글로벌 대회이다 보니 전 세계 어디에서 열리든 거의 비슷한 환경에서 기록을 측정한다. 경기장이 완전히 똑같지는 않으나 규격이나 룰이 통일되어 있다. 그래서 내가 기록을 만들면 전 세계 선수들과 직접적으로 비교할 수 있고, 지금 내가 어느 수준까지 올라왔는지를 알 수 있다. 나뿐만 아니라 참가자 모두가 자신의 성장 과정을 직접 느낄 수 있다.
Q : 지난 6월 프랑스에서 열린 월드 챔피언십에 출전했다. 본인의 SNS를 통해 ‘아쉽다’라고 소감을 밝혔는데.
홍범석 : 아쉬움이 컸던 이유는 역시나 기록이다. 대회 전 함께 출전한 송병석과 목표 기록을 설정해뒀고 한국서 훈련할 때에는 그 기준에 계속 도달했다. 그런데 대회에 막상 참가하니 기록에 한참 못 미쳤다. 대회 하루 전 도착해 시차 적응의 어려움도 있었고 무엇보다 대회 분위기가 한국과 달랐다. 지난 2월 대회에서는 참가자들이 그렇게 많지 않았으나 월드 챔피언십은 뛸 공간이 없을 정도더라. 요리조리 피해서 뛰어야 했고, 보다 계획적으로 페이스를 조절했어야 했는데 경험이 부족했다. TOP 10을 목표로 했으나 30위 밖으로 밀리고 말았다.
아쉬움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월드 챔피언십 우승자와 이야기할 시간이 있었는데, 하이록스 참가 경험이 얼마나 됐나 물어보더라. 올해 2월 첫 참가했다고 하니 놀라며 자신은 7년째 참가 중이고 너희들도 3~4년 정도 경험이 쌓이면 훨씬 좋은 성적을 낼 거라고 덕담을 해줬다.
Q : 하이록스 대회는 개인전부터 더블, 4인 릴레이 등 참가 가능한 종목이 다양하다. 더블 종목 외에 염두에 두고 있는 종목이 있다면?
홍범석 : 부상으로 이번 대회에 참가하지 못했으나 내년 (송)병석이와 다시 호흡을 맞춰 아시아 기록을 많이 당겨놓을 생각이다. 목표에 도달하면 이후에는 개인전을 뛰고 싶다. 특히 아시아 선수들 중 개인 프로 부문에서 1시간 이내 들어온 이가 없다. 내가 최초로 그 기록을 달성해보고 싶다.
하이록스에는 ‘엘리트 15’라는 특별한 이벤트가 따로 있다. 1년에 5차례 열리는 메이저 대회에서 3위 이내 입상하면 ‘엘리트 15’에 직행할 수 있다. 이번 프랑스 월드챔피언십에 출전했을 때 ‘엘리트 15’ 대회를 관람했는데 선수 1명마다 소개하고 이들의 사진을 대대적으로 걸어놓더라. 너무 멋져보였고 태극기와 함께 내 얼굴을 꼭 걸어두겠다.
Q : 하이록스의 운동 스테이션은 ▲1,000m 스키 에르그 ▲50m 슬레드 풀 ▲50m 슬레드 푸시 ▲80m 버피 멀리 뛰기 ▲1,000m 로잉 ▲200m 파머스 캐리 ▲100m 샌드백 런지 ▲75 또는 100 월볼 등 8개 종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재밌게 소화하는 종목, 반대로 힘이 드는 종목은?
홍범석 : 일단 가장 재밌는 종목은 아무래도 내가 가장 잘하는 스키 에르그와 로잉 두 종목이다. 반면 버피 멀리 뛰기는 너무 힘들다. 부족한 부분을 알고 있기에 몸이 나아지면 훈련에 매진할 생각이다.
Q : 최근 MZ 세대들 사이에서 건강과 운동이 주된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이들 중심으로 ‘런닝 붐’이 일기도 하고. 운동을 즐기고 있는 이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린다.
홍범석 : 지금은 운동을 직업처럼 하고 있지만 나 또한 직장 생활하면서 틈틈이 운동을 해왔다. 운동을 하며 느끼는 것은 바로 꾸준히 해야 한다는 점이다. 많은 이들이 ‘어떻게 몸을 그렇게 만들었냐’고 자주 묻는다. 정답은 하나다. 꾸준함이다.
최근 젊은 분들 사이에서 운동이 유행인데 자기 관리, 건강에 많은 투자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운동을 하다 보면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데 여러 운동을 병행하시고, 특히 꾸준히 하셨으면 한다. 좋은 몸을 만들면 훨씬 더 자신감 있는 인생을 보낼 수 있다. 아,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부상은 정말 조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