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경합 지역을 중심으로 여자 화장실과 미용실 등에서 '해리스에게 투표하라'는 내용의 쪽지가 퍼지고 있다.
3일(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공항 여자 화장실, 미용실 문, 대학 캠퍼스 등에서 여성들을 대상으로 '해리스에게 투표하라'는 내용이 담긴 쪽지들이 잇따라 발견됐다.
WP가 실제 사례라며 공개한 쪽지에는 "투표는 개인적인 일" "당신의 투표를 보는 사람은 없다" "당신이 누구를 찍었는지 남자친구나 남편은 아무도 모른다" 등 문구가 적혀 있다. 이러한 내용의 쪽지는 주로 여성들이 주로 드나드는 장소에서 발견됐다.
이는 보수적 성향의 공화당을 지지하는 남자친구나 남편, 가족들의 압박에서 벗어나 여성들이 자유롭게 민주당 대선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 투표하도록 독려하는 캠페인이다.
이 캠페인이 정확하게 어디서 출발했는지 밝혀지진 않았다. 다만 이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는 단체 '해리스-윌즈를 지지하는 여성들'은 회원들이 쪽지를 붙이고 있다고 전했다.
'해리스-월즈를 지지하는 여성들'의 공동 창립자 질 내쉬는 "2020년에 일부 여성들이 투표를 두려워한다는 것을 처음 깨달았다"면서 "그 이후로도 여성들이 공개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하기를 꺼리는 모습을 봤고, 선거 운동가가 문을 두드릴 때 문을 여는 것을 두려워하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기혼 백인 여성을 상대로 남편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를 압박하더라도 소신껏 해리스를 찍어달라고 호소하는 선거 영상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30초 분량의 이 영상에서는 할리우드 스타 줄리아 로버츠가 목소리로 출연해 남편을 포함한 다른 누구도 기혼 여성의 투표를 모를 것이라고 안심시킨다.
이러한 상황에서 공화당을 중심으로 한 보수 진영에서는 이같은 문구가 기혼 여성이 거짓말을 하도록 부추기며, 마치 부인이 남편의 '인질'인 것처럼 호도한다고 격앙된 반응을 내놓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 단체인 '터닝포인트 USA' 대표인 찰리 커크는 "미국 가족의 몰락을 보여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