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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왜?왜? 전두환도 2024년엔 성공 못할걸….”…윤석열 미스터리


입력 2024.12.06 07:07 수정 2024.12.06 07:07        데스크 (desk@dailian.co.kr)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령을 선포한 가운데 지난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상공에 계엄군 병력이 탑승한 헬기가 국회 본청 방향으로 날아오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계엄령 해프닝은 윤석열의 생애 최대, 그리고 보수 정권 사상 최악의 오점이자 미스터리로 기록될 것이다.


2024년 말, SNS와 AI 시대에 경제 선진국, K 시리즈로 나라 인기가 한껏 높아진 유명한 나라에서 느닷없이 마셜 로(Martial Law, 계엄령)가 선포돼 도심에 헬기와 장갑차, 무장 군인들이 출동하는 영화 같은 장면이 연출됐다. 그러나 실화여서 미국 트럼프의 최측근 일론 머스크의 입이 “와우!”하고 딱 벌어진 것이다.


선포 즉시 거야의 해제 결의로 헌법상 무효가 될 게 뻔한 계엄을 윤석열은 도대체 어쩌자고 결심하게 됐을까? 그 결과로 탄핵-예산 폭주 야당이 더 큰 힘을 받아 창졸간(倉卒間, 미처 어찌할 수 없이 매우 급작스러운 사이)에 탄핵 소추와 내란죄 고발에 직면해 버렸다.


위헌-위법 사항이 무수히 많다. 자기 수족이었던 검찰과 겨우 보수 우위로 바뀌어 가던 헌재도 그의 편을 들어 줄 수가 없다. 사면초가다.


준비되지 않은 비상계엄을 21세기 부유국 수도 한복판에서 벌이려 했다. 법을 공부하고 법을 집행한 대통령이 이렇게 허술하게, 자기 무덤을 팔 줄은 본인도 몰랐을 것이다. 충암고와 육사, 서울법대 망신이다.


윤석열의 충암고 1년 선배, 사태 후 면직된 국방부 장관 김용현은 두 달 전 장관 후보자 지명 후 국회 인사청문회 여야 의원들 질문에 정답만을 말했다. 그랬던 그가 어떻게 해서 오답에 동그라미를 치게 됐는지 이 또한 미스터리다.


추미애(민주) - “(충암고 출신 김용현 외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과 박종선 777사령관 등을 언급하며) 군이 후보자를 중심으로 사조직이 돼 버린다면 군이 제대로 돌아가겠나?”

박선원(민주) - “정부는 계엄 준비를 위해 가장 충성스러운 사람을 채워 놓았나? 최근 수도방위사령관과 특전사령관, 방첩사령관을 한남동 공관으로 불렀다. 그 자리에서 무슨 얘기를 했나, 계엄 얘기는 안 했나?”

김용현(후보) - “지금 대한민국 상황에서 과연 계엄을 한다고 하면 어떤 국민이 이를 용납하겠나, 우리 군에서도 따르겠나? 저는 안 따를 것 같다.”

강선영(국힘) - “수십만 장병이 지켜보고 있고 수십만 대 휴대전화가 군에 보급된 21세기 대한민국 군대에서 1% 수준의 충암고 출신 장군이 군을 장악하고 권력을 마음대로 휘두른다는 것이 가능한가?”

김용현 - “불가능하다.”

일찍이 계엄 준비설을 경고한 김민석과 함께 민주당 의원들이 일제히 충암파 군 장악-계엄 논의 얘기를 한 걸 보면 그들은 이미 상당한 정보를 갖고 있었다. 군 내부에 이들과 끈이 닿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이들은 선포 당일 국회로 집결할 때도 수 시간 전에 비슷하게 사태를 파악했을 것이다.


육사 38기 육군 중장 출신 김용현은 ‘계엄 불가론’을 가진 상식적인 장관이었다. 군대를 갔다 오고 군에 아들을 보낸 일반 국민들의 생각도 그와 같았다. 오직 병역 미필자 윤석열의 판단만 달랐을 뿐이다.


SNS가 보편화된 요즘 군인들은 실시간으로 부모-친구들과 통화를 한다. 출동 명령도 누군가와 공유한다. 계엄이 불가능하다고 본 김용현이 계엄을 건의했다는 게 믿기지 않지만, 만약 그랬다면 이 SNS 사용에 제약을 둔 특수 부대원들만 병력 동원 대상에 넣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그들도 이젠 다르다. ‘서울의 봄’ 영화가 이 나라 젊은이들 심금을 울리고 간 게 엊그제다. 쿠데타나 계엄에 연루돼 잘못되면 인생 망치는 걸 영화로 똑똑히 봤는데, 누가 명령을 쉽게 따르겠는가?


선포 당일 밤 국회에서 작전 중이던 병사들이 하기 싫은 일 하는 듯한 행동을 보였고 태도가 매우 부드러웠다는 게 그것을 반증한다. 가장 말을 잘 들을 것 같은 부대원들이 이 정도였다.


다른 장병들은 동원 자체가 불가능했을 것이다. 군과 경찰에는 최소 절반이 친 민주당 성향 간부들로 포진돼 있다. 윤석열은 이것을 몰랐나? 알았어도 명령하면 따라올 줄 알았던 게 분명하다. 순진하고 멍청하다.


박정희-전두환 시대로 착각한 발상이다. 대통령이, 사령관이 명령하면 일사불란 장갑차가 아스팔트를 달리고 대검 꽂은 소총 든 무장 군인들이 이재명-한동훈을 김대중-김영상 체포하듯 잡아들이는 ‘영화’를 그는 상상했음이 틀림없다.


전두환도 2024년엔 군을 장악할 수 없고, 수도 외곽에서 중앙청-국방부-육본으로 병력을 이동시킬 수 없다. 왜? 지휘관들과 병사들이 그런 명령엔 절대복종을 안 하기 때문이다.


윤석열만 이걸 착각했다. 그는 부동시(不同視, 좌우 시력 차가 큰 장애)로 군대에 가지 않았다. 군 통수권자로서는 치명적 결격 사유다. 앞으로 선거법에 대선 입후보자 자격으로 병역필을 필수로 규정할 것인지를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그는 병역 미필뿐 아니라 성격적으로도 국가 최고 지도자로서는 부적절한 면이 많다. 분노와 충동 조절 장애가 의심된다. 또 외골수, 아무의 말도 듣지 않는 청개구리 기질도 다분하다.


고시 9수도 인제 보니 원인이 다른 데 있었다. 불굴의 의지라기보다는 자기 하고 싶은 공부만 하거나 자기 옳다고 생각한 대로만 답안을 써내서 떨어진 단골 낙방 기록이었지 않았을까 싶다.

글/ 정기수 기자(ksjung72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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