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D, 새해 들어 회복세 ‘뚜렷’…공매도 재개로 더욱 탄력받나

증거금 포함 명목 잔고 1조7000억…전년比 46.6%↑

재개 이후 레버리지·절세 혜택 등 활용 수요 증가

향후 해외 CFD·매도 포지션 중심 확대 예상

ⓒ게티이미지뱅크

새해 들어 레버리지(차입) 투자상품인 차액결제거래(CFD)의 잔고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폐지 절차를 밟은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가 파생상품 시장에서 호재로 작용한 가운데 올해 3월 공매도가 재개될 경우 회복세가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거금을 포함한 CFD 명목 잔고는 지난 23일 기준 1조696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1조1574억원)보다 46.6% 늘어난 규모다. 작년 4분기 초(1조2660억원) 대비로도 34.0% 증가했다.

CFD는 주식 등 실제 자산을 직접 보유하지 않고 진입 가격과 청산 가격 간 차액을 거래하는 장외 파생상품이다. 월평균 잔액 3억원 이상인 개인 전문 투자자들이 증거금을 최대 2.5배 내고 레버리지 투자를 할 수 있다.

앞서 CFD는 2023년 4월 '무더기 하한가' 사태 이후 신규 거래가 잠정 중단된 뒤 같은 해 9월 재개된 바 있다. 최근 국내 증기가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변동성을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CFD의 레버리지와 세금 혜택 등을 활용하려는 투자자들 덕분에 재개 이후 거래량이 꾸준히 늘고 있다.

실제 CFD는 주식을 직접 보유하지 않는다는 특수성 때문에 전문 투자자들이 절세 수단으로 많이 이용된다. 대주주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에서 제외되고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신 파생상품 거래 시 발생하는 11% 양도소득세만 내면 된다. 금투세 도입 시 CFD에 22~27.5% 세율이 적용될 예정이었지만 폐지되며 세금 혜택은 더 커졌다.

또한 국내 증시의 밸류업 바람이 불고 있는 점도 CFD 시장 회복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진행되며 기업들이 주주환원을 위한 배당금 지급을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CFD 투자자는 이런 배당금에 대해 배당소득(15.4%)이 아니라 파생상품 양도소득(11%)을 내게 된다. 세율이 더 낮을 뿐 아니라 배당소득에 대한 금융소득종합과세(최대 49.5%)도 회피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

아울러 CFD를 활용해 해외주식 투자를 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 23일 기준 해외 CFD 매수 잔액은 5126억원으로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3월 말 이후 공매도 거래가 재개되면 국내 CFD를 중심으로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CFD는 상승은 물론 하락에도 베팅할 수 있어 공매도와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 현재는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로 CFD 매도 포지션이 불가능하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대주주 기준이 높아지면서 이를 회피하기 위해 큰손들이 CFD 투자에 나서는 경우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증권사들이 해외 CFD 관련 서비스·혜택을 늘리고 있는 가운데 곧 공매도가 재개되는 점도 CFD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