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고기·밀·옥수수 등 10일부터 10~15% 관세
美기업 10곳 제재…15곳엔 전략물품 수출통제
미국과 중국 간의 ‘관세전쟁’이 격화하고 있다. 도널드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10+10% 관세 인상’에 맞서 중국이 미국산 농축산물을 대상으로 10∼15% 보복관세를 부과하고 일부 미국 기업에 전략 물품 수출통제 제재를 가하는 동시다발 대응에 나선 것이다.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4일 대변인 명의 성명을 통해 오는 10일부터 미국산 일부 수입품에 대해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미국산 닭고기·밀·옥수수·면화에 대한 관세는 15% 인상하고, 수수·대두·돼지고기·쇠고기·수산물·과일·채소·유제품에 대한 관세는 10% 높이기로 했다.
이에 따라 추가 관세는 이달 10일부터 적용된다. 다만 중국은 10일 전에 선적지에서 선적돼 10일∼4월 12일 중국으로 수입되는 상품의 경우 관세 인상이 적용되지 않는다.
상무부는 이와 함께 티콤(TCOM)과 S3에어로디펜스·텍스트오어 등 미국 방산업체 10곳을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리스트에 추가했다고 말했다. 이들 기업에 대해선 중국과 관련된 수출입 활동에 종사하는 것과 중국 내 신규 투자를 금지한다. 이 조치는 공포일인 이날부터 즉각 시행된다.
방산업체 레이도스·깁스앤콕스 등 15개 업체에 대해서는 핵심 광물 등 이중용도 물자(민간용으로도 군사용으로도 쓸 수 있는 물자) 수출을 막기로 했다. 세계 최대 유전체 분석업체인 미국 일루미나도 신뢰할 수 없는 기업 같은 리스트에 포함해 중국으로의 유전자 분석 장비의 수출을 금지한다고 덧붙였다.
중국 정부의 이번 조치는 미국의 추가 관세에 대한 보복 성격을 띠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10% 추가해 종전보다 2배 인상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중국산 제품에 대한 미국의 추가 관세는 20%로 인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