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부터 넷플릭스 공개
'폭싹 속았수다'가 유쾌하면서도 감동적인 서사를 예고했다. 600억 대작에, 아이유와 박보검이 출연해 공개 전부터 기대를 모으고 있는 '폭싹 속았수다'의 감성이 시청자들에게 잘 전달될 수 있을지 관심이다.
'폭싹 속았수다'는 제주에서 태어난 '요망진 반항아' 애순(아이유 분)과 '팔불출 무쇠' 관식(박보검 분)의 모험 가득한 일생을 사계절로 풀어낸 작품이다.
5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열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의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김원석 감독은 "눈물을 나면서 동시에 웃음이 나는 대본이었다. 가슴이 따뜻해지면서 눈물이 났다. 운이 좋아서 좋은 작가님들과 작품을 해왔는데, 기본적으로 저는 전 과정을 작가님과 상의한다. 본인께서 생각하신 감들이 있다. 제게도 도움이 된다. 이번 드라마의 포인트는 사람 냄새가 나는, 웃으면서도 눈물짓게 만드는 캐릭터의 결을 잘 살리는 것이었다"라고 따뜻한 전개를 예고했다.
애순, 관식의 일생을 다룬 이 작품의 메시지에 대해선 "부모님 세대에 대한 헌사와 자녀 세대에 대한 응원가로 기획을 했다"면서 "세대 간, 성별 간, 사람들 사이 보이지 않는 벽이 조금씩 높아지고 있지 않나. 조금이라도 허물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만들었다"라고 말했다.
배우들도 '폭싹 속았수다'만의 정서에 만족했다. 아이유는 어떤 상황이 닥쳐도, 그 누구 앞에서도 기죽지 않는 역을, 박보검은 운동도, 장사도, 어떤 힘든 것도 군소리 없이 해내는 관식 역을 맡아 모험 가득한 일생을 사계절에 빗대어 풀어낸다.
먼저 박보검은 "애순과 관식의 사계절이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워서 마음에 맴돌았다"라며 "가족들과 훗날에 봤을 때도 '함께 하길 잘했다'라고 할 수 있는 작품이라 하고 싶었고 팬분들도 좋아할 작품이라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감독님과는 두 번째 만남이고, 작가님의 작품도 워낙 좋아했다. 대본을 읽고 나서는 더 하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고 말한 아이유는 "(애순은) 눈물도 많고 반항심도 있고 꿈도 있는, 진 건 많지 않지만 마음만큼은 곳간이 꽉 채워져 있는 아이라고 받아들였다. 가진 건 적지만 슬프지만은 않은 관식이라는 아이를 삶에 선물 받는다"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자유자재로 새침한 모습, 사랑스러운 모습, 어떨 땐 서글프게 펑펑 울기도 해야 했다. 디테일한 연기가 가능한 연기자들이 필요했다. 그러면서도 요망진 이미지를 가져야 했는데, 아이유 말고는 다른 배우가 생각나지 않았다"면서 "박보검과 아이유 모두 문학소녀, 소년 같은 이미지가 있다. 다른 선택지는 생각하지 않았다"라고 두 배우가 표현할 감성을 설명했다.
세월이 흘러 어른이 된 애순과 관식은 각각 문소리와 박해준이 연기한다. 애순, 관식의 일생을 통해 1960년대부터 2025년까지 변화하는 한국 사회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아낸다.
문소리는 "대본을 보고 이렇게 많이 운 적은 처음"이라고 '폭싹 속았수다'의 감동을 강조하며 "그런데 어린 애순을 아이유가 연기한다고 해서 '이게 가능한가' 싶었다. 덜컥 겁이 나서 난감하다는 생각도 했다. 그런데 스태프들이 도와주겠지, 감독님이 연결해 주시겠지라는 마음으로 노력을 해보고자 했다"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1950년대 제주에는 전쟁 피난민들이 많았다고 한다. 말투가 섞이면서 지금의 제주 사투리가 됐다고 하더라. 기본적으로 작가님께서 제주의 이야기면서 동시에 보편적인 이야기가 되기를 바라셨다"라며 "애순의 엄마는 전국을 떠돌며 여러 일을 겪다가 18살쯤 제주에 와서 먹고살기 위해 물질을 배웠지만, 애순은 반대로 떠나고 싶어 한다. 이런 관계를 보는 재미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듯 방대한 서사를 담는 것이 쉽진 않았다. 김 감독은 "요즘엔 이런 긴 이야기를 담는 작품이 많지 않다. 시대상들을 적절하게 잘 표현하는 게 우리 드라마를 잘 보여주는 중요한 요소였다. 그래서 최고의 미술감독님, 촬영감독님과 함께 했다. 정말 많은 미술, 기술 스태프들이 한 땀, 한 땀 공을 많이 들였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 과정에서 큰 제작비가 투입되기도 했다. '폭싹 속았수다'는 약 600억원이 투입된 대작으로 알려졌다. "제작비를 정확히는 모르지만 많이 들어간 것은 사실"이라고 말한 김 감독은 "제작비가 크다는 것이 사전에 알려지면 홍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도 알고 있다. 시청자들이 걱정을 해주시지 않나. 이 제작비로 몇 편을 더 만들 수 있다고 생각을 하시기도 하시고. 저는 제작비를 많이 쓴 작품을 만든 감독으로서 그에 상응하는 재미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생각으로 재밌게 만들고자 했다. 화면과 촬영에 공을 들였다. 오픈 세트를 지었는데, 그것만으로도 큰돈이 든 것으로 안다.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VFX도 꽤 있다"고 귀띔했다.
이 같은 노력을 잘 전달하기 위해 공개 방식에도 변화를 줬다. '폭싹 속았수다'는 전편 공개가 아닌, 16편의 에피소드를 4주에 걸쳐 공개된다. 김 감독은 "'몰아보기를 하기엔 16부가 길다고 생각했다. 요즘 시청자들께선 1.5배속으로 빨리 돌리기를 하기도 하신다. 그런데 그렇게 보셔서는 이 정서를 느낄 수가 없다. 꼼꼼하게 볼수록 큰 재미가 생기는 작품이다. 한 번에 공개하면 욕심을 내서 뒷부분을 먼저 보실 수도 있는데, 곶감 하나씩 빼먹듯이 보시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폭싹속았수다'는 7일부터 넷플릭스에서 공개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