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美 입국심사 까다로워졌다…휴대폰·SNS 뒤지고 구금·추방도


입력 2025.03.21 17:54 수정 2025.03.21 17:55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지난 18일 멕시코에서 국경을 넘어 미국에 입국하려는 차량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불법 이민자 강경 대응 방침에 따라 미국의 입국심사가 깐깐해지면서 여행객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입국 신청자의 휴대전화와 소셜미디어(SNS) 계정을 마국 뒤지고, 걸핏하면 이들을 구금·추방하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국에 입국하려는 이민자와 관광객은 최근 입국장에서 강화된 심사를 받고 있다. 입국심사 담당자들은 과거보다 공격적으로 질문을 던지며 비자를 빈틈없이 살피고, 심사과정에서 구금을 결정하는 사례도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부당 처우를 받은 외국인들의 증언도 속출하고 있다. 캐나다인 배우 재스민 무니는 미국에 입국하려다 돌연 구금돼 12일 간 이민자 수용소에 머물러야 했다. 그는 캐나다인에게 허용되는 절차대로 입국장에서 새로운 취업비자를 신청하려 했으나 입국이 거부됐다. 그는 두 곳의 수용소로 옮겨지는 동안 구금 이유에 대해 어떤 설명도 듣지 못했다. 무니는 구금 소식이 언론에 보도되고 변호사 선임이 허용된 끝에 풀려났다.


독일 배관공인 루카스 실라프도 미국 시민권자인 약혼자와 함께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가려던 중 국경 검문소에서 붙잡혔다. 이민국 직원들은 그가 관광이 아닌 거주 목적으로 미국에 가려는 것이라며, 실라프를 샌디에이고 수용소로 보냈다. 이 과정에서 수갑이 채워진 채 의자에 묶였고, 통역이나 변호사 조력도 허락받지 못했다. 16일간 구금 끝에 독일로 돌아간 그는 “무고한 사람들을 아무 이유 없이 감옥에 가뒀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입국 심사 과정에서 휴대전화나 노트북 등 개인 전자기기를 열어보는 일도 빈번한 것으로 전해졌다. 입국 신청자들은 SNS 계정을 제출하라는 요구를 받기도 한다. 실제로 한 프랑스 과학자는 최근 휴대전화에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내용이 있다는 이유로 미국 입국을 거부당했다.


레바논 국적의 미국 브라운대 교수는 휴대전화에 친이란계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수장이던 고(故) 하산 나스랄라의 사진을 갖고 있다가 공항에서 추방됐다. 이에 브라운대학은 유학생과 교직원에게 해외여행을 하지 말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미국 정부는 강도 높은 입국심사가 적법한 권한에 따른 직무 수행이라는 입장이다. 테러 및 범죄 활동을 식별하고 대처하기 위해 전자기기 수색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미국 연방법은 입국심사 과정에서 여행객의 전자기기 등 수색할 권리를 인정하고 있다.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