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2.75% 동결…"환율 변동성·가계대출 흐름 더 살펴야"

올해 성장률 2월 전망치 1.5% 하회 전망

물가 상승률 2% 내외서 안정세 지속 분석

소비자물가·근원물가 상승률 1.9%·1.8% 부합 관측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한국은행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2.75%로 동결했다. 현재의 금리 수준을 유지하면서 대내외 여건 변화를 점검해 나가겠다는 취지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17일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2.75%)에서 유지하기로 했다.

금통위는 "올해 1분기 경기 부진과 통상여건 악화로 성장하방 위험이 확대됐지만, 미국 관세정책 변화, 정부 경기부양책 추진 등에 따른 전망경로의 불확실성이 크다"며 "환율의 높은 변동성과 가계대출 흐름도 좀 더 살펴볼 필요가 있 금리 수준을 유지하면서 대내외 여건 변화를 점검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금통위는 세계경제가 글로벌 무역갈등 심화로 성장의 하방위험이 증대되고 물가경로의 불확실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국제금융시장에서 미국 관세정책의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주요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확대됐다는 해석이다.

국내 경제상황에 대해서는 정치 불확실성 지속, 통상여건 악화 등으로 내수와 수출이 모두 둔화됐고, 성장세가 예상보다 약화됐다고 분석했다.

금통위는 "고용은 취업자수 증가규모가 늘어났으나 제조업 등 주요 업종은 감소세를 지속했다"며 "앞으로 내수 부진이 일부 완화되겠지만 수출은 통상여건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금통위는 올해 성장률이 지난 2월 전망치인 1.5%를 하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향후 무역협상의 전개양상, 추경의 시기 및 규모 등과 관련한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했다.

금통위는 물가 상승률의 경우 높은 환율이 상방 요인으로 작용하겠지만 유가 하락, 낮은 수요압력 등으로 2% 내외에서 안정세를 지속할 것으로 분석했다. 올해 소비자물가, 근원물가 상승률은 지난 전망치인 각각 1.9%, 1.8%에 대체로 부합할 것이란 관측이다.

서울 지역의 주택가격 오름세와 거래량은 크게 확대 크게 확대됐다가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 이후 둔화됐다고 한은은 평가했다. 가계대출은 낮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최근 늘어난 주택거래 영향으로 증가규모가 일시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금통위는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성장의 하방리스크 완화를 위한 금리인하 기조를 이어나가되, 대내외 정책 여건의 변화와 이에 따른 물가, 가계부채 및 환율의 흐름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 시기 및 속도 등을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