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티켓은 '찬탄파' 안철수…"강성 보수, 전략적 선택 시작"

고수정 오수진 기자 (ohs2in@dailian.co.kr)

입력 2025.04.23 00:05  수정 2025.04.23 00:13

'컷오프 통과' 김문수·안철수·한동훈·홍준표

"100% 국민여론조사도 당심을 대변한 것"

'찬탄' 안철수 통과에 "국민이 '회초리' 들어"

김문수·안철수·한동훈·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나다순) ⓒ국회사진취재단

'3강'으로 분류되는 김문수·한동훈·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와 함께 막판까지 나경원 후보와 사투를 벌인 안철수 후보가 마지막 '2차 경선' 티켓을 손에 쥐었다. '찬탄파(탄핵찬성파)' 안 후보가 '반탄파(탄핵반대파)' 나경원 후보를 꺾으면서 강성 지지층의 전략적 선택이 본격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의힘은 22일 국회서 '대통령 후보자 선출 2차 경선 진출자 발표' 선거관리위원회의를 열어 대선 경선 후보 1차 예비경선(컷오프) 결과를 발표했다. 1차 경선 통과자는 김문수·안철수·한동훈·홍준표 후보(가나다순)다. 나경원·유정복·이철우·양향자 후보는 탈락했다.


이번 경선은 100% 국민여론조사 방식으로 지난 21일부터 이틀 간 진행됐으며, 5개 여론조사 기관이 각각 800명씩 총 4000명의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표본조사를 실시해 평균치를 산출했다. 표본은 국민의힘 지지층과 무당층에 한정하는 '역선택 방지 조항'이 적용됐다. 공직선거법에 따라 구체적인 순위나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다.


황우여 당 선관위원장은 "짧은 경선기간이었지만 최선을 다해 국민과 당원들에게 훌륭한 모습을 보여준 모든 후보들에게 선관위원장으로서 감사 말씀을 드리고, 경선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본선 진출 가능성에 관해 비관적 전망이 나오던 안 후보가 극적으로 2차 경선에 오르면서, 일각에서는 강성 지지층이 이번 대선을 둘러싼 절박감을 바탕으로 전략적 선택에 나서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당초 친윤(친윤석열)계인 나 후보는 그간 탄핵 반대 입장을 고수하며 강성 지지층의 지지를 받아온데다, 경선 기간 중에도 이번 조기 대선을 '체제 전쟁'으로 규정하며 '우회전 드라이브'를 계속 걸어왔기에 강성 당심의 지지를 받아 4강 진출이 유력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난 2021년 6월 당시 국민의힘 소속이었던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당대표로 선출됐던 사례를 언급하며 "'정권교체론'이 부상해서 (이준석 의원의 당선이) 가능했는데, 이번에도 다시 그런 절박감이 표현된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신율 교수는 "다시 말해 탄핵을 반대하는 사람만으로는 국민의힘이 대선을 가기 어렵다는 민심의 시작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이번 컷오프 결과가 국민의힘 지지율 상승세를 방증한다는 평가도 있다. 당 지지율이 낮을 때는 나경원 후보에게 유리한 흐름이었지만, 최근 지지율이 반등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안철수 후보가 4인에 포함된 건 국민의힘 지지율이 상승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신호"라며 "이번 여론조사에 참여한 무당층이 약 20% 될 텐데, 이 중 상당수가 국민의힘에 우호적인 여론이라 볼 수 있다. 국민여론조사 결과가 당심을 어느 정도 대변한다고 봐야 한다"고 짚었다.


엄경영 소장은 "여론조사에 참여한 국민들이 지지층과 무당층이라 하더라도, 7~80%는 당심으로 봐도 무방하다"며 "그러니 당심이 나경원 후보가 아닌 안철수 후보를 선택했다는 평가가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최근에 국민의힘이 너무 퇴행적이었고, 탄핵 반대와 윤석열 전 대통령 감싸기 등 이런 데 너무 머물러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있었지 않느냐"라며 "이런 비판들을 극복하고자 하는 표심이 안철수 후보가 4강으로 진출하게 되는 현상으로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이종근 시사평론가도 관망하던 무당파·중도층과 부동층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감지했다. 나경원 후보가 4강에 진출할 것이란 관측이 많았지만, 막상 현실은 숨죽였던 무당층들이 적극적으로 대답을 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이종근 평론가는 "당이 지금 바뀌지 않을까봐 걱정된 사람들이 이건 바뀌어야 된다고 뭉쳤다는 것"이라며 "그래서 적극적으로 대답하기 시작했고, 안철수 후보가 잘했다기보다는 회초리를 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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