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형사재판 출석이 참정권 보장?…법적 근거 있나 [법조계에 물어보니 648]

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입력 2025.05.09 02:50  수정 2025.05.09 05:41

이재명 선거법 파기환송심·대장동 재판 모두 대선 이후로 연기…'참정권 침해' 근거로 들어

법조계 "공직선거법, '633 원칙' 따라 신속 재판해야…1심 길어진 만큼 대법서 바로잡은 것"

"민주당, 선거법 위반 사소한 범죄 취급…후보자의 형사재판 출석이 참정권 침해? 근거 없어"

"무죄 판단한 서울고법 판결 환영하고 대법 판결은 존중 안 해…진영 유리한 부분만 받아들여"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지난달 2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배임ㆍ성남FC 뇌물'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파기환송심에 이어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 재판까지 각각 대선 이후인 오는 6월18일, 24일로 미뤄졌다. 법조계에선 후보자가 선거운동 기간 형사재판에 출석하는 것이 참정권 침해라는 민주당의 주장은 법적 근거가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지나치게 사법부를 압박하고 있는 모양새로 비춰진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선거법 위반을 마치 사소한 범죄나 경범죄 취급하면서 선거 운동을 보장해야 된다는 주장 또한 민주주의 근간을 훼손하는 발언이라고 강조했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7부(이재권 부장판사)는 전날 "대통령 후보인 피고인에게 균등한 선거운동의 기회를 보장하고 재판의 공정성 논란을 없애기 위해 재판기일을 대통령 선거일 후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법원 내·외부의 어떠한 영향이나 간섭을 받지 아니하고 오로지 헌법과 법률에 따라 독립하여 공정하게 재판한다는 자세를 견지해 왔고 앞으로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진관)도 이날 이 후보의 '대장동 배임 및 성남FC 뇌물 의혹' 속행 공판기일을 당초 지정했던 5월27일 오전 10시30분에서 대선 본투표 이후인 6월24일 오전 10시30분으로 변경했다.


앞서 민주당은 이 후보가 선거 유세 기간 중 형사 재판에 출석하는 것이 참정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해왔다. 이 후보 측도 대선을 앞두고 재판을 받기 어렵다는 취지의 주장과 함께 해당 재판부들에 기일연기 신청서를 제출했다. 기일변경을 신청한 근거로 후보자의 균등한 선거운동 기회를 보장한 헌법 제116조와 대선 후보자의 선거운동 기간 중 체포·구속 금지를 규정한 공직선거법 제11조를 든 것으로 전해졌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연합뉴스

김소정 변호사(김소정 변호사 법률사무소)는 "공직선거법은 이른바 '633 원칙'에 따라 공소시효도 짧고 다른 범죄보다 신속하게 재판을 하도록 돼 있다. 이 후보의 선거법 위반 재판은 1심부터 전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장기간 소요가 됐고 그래서 대법원에서 이를 바로잡는 취지에서 신속한 재판을 한 것"이라며 "민주당이 선거법 위반을 마치 사소한 범죄나 경범죄 취급을 해서 선거 운동을 보장해야 된다고 하는 것은 민주주의 근간을 훼손할 수 있는 발언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이어 "후보자가 선거운동 기간에 형사재판에 출석하는 것이 참정권 침해라는 민주당의 주장은 법적 근거가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지나치게 사법부를 압박하고 있는 모양새로 비춰진다. 헌법 103조에 따른 법관의 재판 독립과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인 것"이라며 "사법부가 적극적으로 판단해야 삼권분립이 유지가 되는데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낸 것에 대해 오히려 삼권분립 침해라고 몰아가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도윤 변호사(법무법인 율샘)는 "민주당의 주장은 법적으로 타당한 근거를 찾을 수 없다. 무죄 판결을 내린 서울고법 재판부의 판결은 환영하고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대법원의 판결은 존중하지 않는 태도를 보면 지나치게 본인 진영에 유리한 부분만 받아들이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든다"고 전했다.


이어 "판사의 판단이 실체법·절차법적인 규정을 어겼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해당 범위 안에서 판단을 한 것인 만큼 헌법소원의 대상도 되지 않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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