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성성부 장관 역임…전임 프란치스코 교황과 가까운 사이
이민자 문제에 있어선 진보…여성 인권에선 보수
제267대 교황으로 선출된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69) 추기경이 8일(현지시간) 성 베드로 성당 발코니에서 군중을 바라보고 있다. ⓒ미 CNN 방송 홈페이지 캡처
미국의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69) 추기경이 제267대 교황으로 선출됐다.
AP통신에 따르면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군중은 8일(현지시간)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서 교황 선출 성공을 의미하는 흰 연기가 올라오자 환호성을 지르고 박수갈채를 보냈다. 이내 선임 부제 추기경이 성 베드로 대성전 발코니에 나와 “하멧무스 파팜”(‘우리에게 교황이 있다’는 의미의 라틴어)을 외쳐 새 교황 탄생을 공식화했다.
새로운 교황은 미국 출신 프레보스트 추기경이며 즉위명은 ‘레오 14세’다. 미국인이 교황으로 선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레오 14세 교황은 교황명이 발표된 이후 발코니에 나와 군중을 향해 손을 흔들며 “평화가 여러분 모두와 함께 있기를”이라고 말했다.
1955년 미국 북부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태어난 그는 시카고 가톨릭신학연합에서 신학을 전공한 뒤 27세 때 로마로 유학을 떠났다. 이후 성 아우구스티노 수도회의 일원으로 1982년 사제서품을 받았고 페루에서 오랫동안 사목해왔다.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과 매우 가까운 사이였으며 성품은 대체로 온건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교황청에서 주교성성부 장관을 역임하며 새 주교 선출을 감독하는 일을 맡아왔다. 정치성향은 중도주의로 알려졌지만 여러 사회 문제에 있어서 진보적인 의견을 드러낸 바 있다. 특히 이민자와 빈민 문제에 관해선 진보 성향의 프란치스코 교황과 입장이 거의 일치한다. 다만 여성 인권과 등에 관해서는 매우 보수적인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레오 14세 교황은 비교적 빨리 선출된 편이다. 앞서 추기경단은 콘클라베 첫날인 7일 오후 첫 투표와 이날 오전 투표에서 교황 선출에 실패했다. 새 교황은 이어진 오후 투표에서야 133명의 추기경단중 3분의 2(89명) 이상의 찬성표를 얻어 당선을 확정지었다. 교황청은 오후 6시가 조금 지나서 그가 당선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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