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개발 과정에서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생체모사칩 개발에 도전해온 ㈜휴먼에이스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 '2025년도 제1차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에 선정됐다. 이번 사업은 첨단바이오의약품의 비임상 유효성 평가기술 및 제품개발을 목표로 하며, 휴먼에이스는 이 사업을 통해 '멀티 오믹스 기반 간–췌장 다중장기 미세생리시스템' 개발에 착수할 계획이다.
휴먼에이스는 차의과학대학교 고성호 교수가 창업한 바이오 스타트업으로, 이번 사업 선정으로 분당차병원 이성환 교수, 차의과학대학교 박준호 교수와 함께 총 35억 원의 연구비를 지원받아 공동연구를 진행하게 됐다. 연구팀은 간과 췌장 조직의 미세환경을 동시에 구현할 수 있는 다중장기모사칩을 개발해 대사이상 지방간염(MASH)과 췌장질환, 나아가 췌장암 사이의 연관성을 규명하고 치료 방향을 모색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대사이상 지방간염은 대사 기능 이상에 따른 지방간염으로, 간 섬유화와 간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으며 최근에는 췌장 질환과의 연관성도 보고되고 있다. 특히 췌장염을 거쳐 췌장암으로 이어질 수 있는 병리적 경로에 대한 연구는 아직 부족한 상황이다. 췌장암은 별다른 초기 증상이 없어 조기 발견율이 10% 미만에 불과하고 5년 생존율 역시 10대 암 중 최저 수준에 머무르고 있어 '침묵의 암'으로 불린다.
휴먼에이스는 이번 연구를 통해 기존 동물실험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 플랫폼 구축에 도전한다. 생체모사칩은 사람의 장기 구조와 기능을 모사한 미세장치로, 신약 후보물질의 효능과 독성을 평가하는 데 활용된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사업을 통해 동물실험 없이도 보다 정밀하게 인체 환경을 모사할 수 있는 간-췌장 다중장기모사칩을 개발해 신약 개발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고성호 대표는 “현재 전 세계 약 4억 명이 대사이상 지방간질환으로 고통받고 있고, 췌장암은 여전히 치명적인 암으로 남아 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두 질환의 상관관계를 효율적으로 분석하고, 보다 효과적인 치료제 개발에 기여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휴먼에이스는 이번 사업 이전에도 다수의 정부 지원 과제를 수행하며 기술력을 다져왔다. 2022년 중소벤처기업부의 기술창업지원 프로그램인 '팁스(TIPS)' 사업에 선정된 데 이어, 2023년 초기창업패키지 사업에서는 우수 졸업 기업으로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에는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에 선정돼 간, 심장, 뇌 등 다양한 장기의 생체모사칩 상용화에 성공한 바 있다. 현재는 대학교, 연구기관, 대학병원 등과 협력해 미세종양환경모사칩, 알츠하이머, 장질환 모델 칩 등 신규 연구 파이프라인도 확대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독자적으로 확보한 생체모사칩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신약 개발 과정에서 동물실험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약물 효능 및 독성평가 플랫폼을 구축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이번 사업 선정은 이러한 연구개발 노력의 연장선”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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