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미부위 진수썰매 먼저 빠져 함정 주저앉아
바닥에 구멍 발생…연관 일군들 책임 물을 듯
합참 "北 측면 진수방식, 우리 군은 사용 안해"
통일부 "엄중 문책 통해 내부기강 잡는 의도"
북한이 5000t급 신형 구축함을 건조해 물에 띄웠으나 실패했다. 진수식에 참석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심각한 중대사고, 범죄적 행위"라며 엄중한 평가를 내렸다.
군 당국은 함정이 제대로 진수되지 못하고 크게 파손되는 사고가 발생한 것에 대해 "진수가 실패했다"고 밝혔다.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은 22일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전날 청진조선소에서 발생한 구축함 진수식 사고와 관련해 "측면 진수가 실패했다고 평가한다"며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 청진항에 대형 함정 진수 동향을 사전에 추적 감시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과거에도 북한은 군사정찰위성이 실패한 상황을 먼저 공개한 적이 있다"며 "이에 따른 여러 책임 문책이 있을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새로 건조한 5000t급 구축함 진수식이 전날 청진조선소에서 진행됐는데 "진수 과정에 엄중한 사고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이번 사고에 대해 "미숙한 지휘와 조작상 부주의로 인하여 대차이동의 평행성을 보장하지 못한 결과 함미 부분의 진수썰매가 먼저 이탈돼 좌주되고 일부 구간의 선저 파공으로 함의 균형이 파괴되었으며 함수 부분이 선대에서 이탈되지 못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사고 전 과정을 지켜보며 "이것은 순수 부주의와 무책임성·비과학적인 경험주의에 인해 산생된 도저히 있을 수도 없고 도저히 용납할 수도 없는 심각한 중대사고"라며 "범죄적 행위로 된다고 엄중한 평가를 내렸다"고 밝혔다.
이어 "구축함을 시급히 원상 복원하는 것은 단순한 실무적 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권위와 직결된 정치적 문제"라며 "당중앙위원회 6월 전원회의 전으로 무조건 완결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은 올해 상반기 평가와 하반기 사업 등을 논의하기 위해 다음 달 하순 당중앙위원회 제8기 제12차 전원회의를 소집했다.
김 위원장은 "반드시 청진조선소와 라진조선소 로동계급의 불같은 애국충성과 노력적 헌신이 국방력 강화에 이바지한 긍지 높은 위훈으로 빛이 나도록 하여야 한다"면서 사고조사에 관해 중요 지시를 내렸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번에 진수식을 진행한 함정은 북한이 지난달 25일 진수한 최현호와 동급인 것으로 보인다.
이성준 실장은 현재 북한군 특이 동향에 대해선 "설명할 건 없다"며 "크기나 규모 이런 것들을 볼 때 최현호와 비슷한 장비를 갖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현 상태에 대해선 "바다에 넘어져 있다"며 "측면 진수 방식은 현재 우리 군은 사용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군 당국자는 "넘어진 위치에 대해선 현재 파악 중"이라며 "대형 크레인을 통해 인양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북한 보도 내용으로 볼 때 이번 청진에서의 진수식은 구축함을 측면으로 밀어서 진수하는 소위 횡진수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6월로 소집한 당전원회의 전까지 긴급 복원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봐 선박 기능 불능 수준의 대규모 파손은 아닌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군사정찰위성 같은 경우 국제사회에 이목이 집중돼 있기에 그 결과를 성공이든 실패했든 대외 공개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관영매체들을 통해) 즉각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엄중한 문책을 통해 내부 기강을 잡으려는 것이 아닌가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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