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PF 정리] 부실 절반 걷어냈다지만…부동산 경기 부진에 회복 '물음표'

황현욱 기자 (wook@dailian.co.kr)

입력 2025.05.22 16:46  수정 2025.05.22 17:02

내달 말까지 12.6조 규모 부실 사업장 정리

금융당국 "상반기 내 제시 목표 충분히 달성"

"PF 회복력 늦어…건설사 손 떼며 기대 못미쳐"

서울 시내 아파트 신축 현장 모습. ⓒ연합뉴스

금융당국이 23조9000억원 규모의 부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중 절반 이상인 12조6000억원 규모에 대해 올해 상반기 내 정리·재구조화를 마칠 것으로 보인다.


부실 PF 정리 작업이 상당수 마무리 됐지만 부동산 경기 부진에 시장 정상화는 단기간 내 힘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오는 6월 말까지 23조9000억원의 유의·부실 우려 사업장 중 52.7%에 해당하는 12조6000억원 규모의 사업장이 정리·재구조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부동산PF 시장은 코로나19 극복과정에서 크게 늘어난 유동성 공급 등의 영향으로 2020~2022년 사이 빠르게 성장했으나 이후 금리상승, 고물가와 고환율 등 대내외 여건 악화에 따른 ▲미분양 증가 ▲원가상승 ▲분양률 하락 등에 직면하게 되면서 2022년 하반기부터 PF 사업성 악화 징후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우선 전 금융권 PF사업장 전수조사를 통해 실태를 상세하게 파악하는 한편, 대주단과 시행·시공사 당사자간 이해조정과 손실부담을 전제로 자율적인 구조조정을 유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PF대출 연체율이 지속적 상승하는 등 부실로 획산됐다.


특히 지난 2023년 말 태영건설 사태를 계기로 PF시장 위기가 건설사로 전이되는 양상이 나타남에 따라 지난해 5월 부실사업장을 보다 엄격하게 판별하는 '옥석가리기'를 위해 사업성 평가기준을 전면 개선했다.


평가등급은 종전 3단계(양호·보통·악화우려)에서 4단계(양호·보통·유의·부실우려)로 세분했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6월부터 전 금융권을 대상으로 두 차례에 걸쳐 PF사업성평가를 실시한 결과 부실PF는 총 23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후 1년간 금융당국과 업계가 건전성 회복을 위해 노력한 결과 올해 3월말까지 9조1000억원에 대한 정리(6조5000억원) 또는 재구조화(2조6000억원)를 이미 완료했다.


현재 진행중인 중대형 사업장 모니터링 강화, 정상화펀드 매각 등을 통해 6월말까지 총 12조6000억원(전체의 52.7%)을 정리(9조2000억원) 또는 재구조화(3조4000억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구 금감원 중소금융 부원장보는 "재구조화 물량이 대주단 교체나 사업용도 변경 같은 절차를 진행하는 데 시간이 소요된다"며 "(상반기 내 제시한) 목표를 달성하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금융권에서는 부동산 시장이 부진한만큼 생각보다 PF 회복력이 늦다"며 "대표적으로 경·공매 시장이 금융당국의 의도대로 원활하게 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정보가 공개됐지만 매수자가 없을뿐만 아니라 매수자가 있어도 가격 차이가 크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현재 시장에 나온 경·공매 매물은 많다"라면서도 "과거 주 매수자였던 건설사가 부동산 시장 부진으로 시장 참여에 손을 떼면서 시장 회복이 기대만큼 안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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