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金 한국갤럽서 '한 자릿수' 차이
민주당, 여론조사 "보수 과표집" 지적
'기본사회' 다시 꺼낸 李, 지지층 결집
봉하 참배하며 눈물…文과도 공감대
더불어민주당이 고무적으로 달성했던 '50%'대 지지율이 전선 확대를 하지 못하고 40%대로 내려앉았다. 보수진영의 김문수·이준석 후보의 지지율은 이재명 민주당 후보의 '호텔경제학' '커피 원가 120원 발언' 이후 오르고 있는 상태다. '중도보수'를 표방하며 '우클릭'에 집중했던 이 후보는 자신의 색채가 강한 대표정책 '기본사회'를 다시 내놨다.
23일 한국갤럽이 지난 20~22일 무선 100% 전화면접 방식으로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6·3 조기 대선 주요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는 45%,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36%,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10%의 지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명 후보는 김문수 후보를 9%p 차이로 앞섰다. 두 후보 간 지지율 격차는 지난주 22%p보다 13%p 줄었다. 이재명 후보 지지율은 전주대비 6%p 하락했다. 김문수 후보와 이준석 후보 지지율은 각각 전주대비 7%p, 2%p 상승했다.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민주당은 여론조사 결과가 굴절됐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지지율 하락세 현상을 분석했다.
천준호 선거대책위원회 전략본부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오늘 발표된 한국갤럽 조사의 이념 분포상 전체 응답자 중 자신의 이념 성향을 보수라고 응답한 분이 진보라고 응답한 분보다 11%p 이상 많았다"며 "보수층 과표집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첫 TV토론과 이 후보의 '호텔경제학' '커피 원가 120원 발언' 등으로 보수층 결집이 이뤄지는 모양새를 보이자 경계 태세를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 우위는 여전하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천 본부장은 "이 후보에 대한 지지율은 민주당 정당 지지율보다 높은 반면 김문수 후보는 국민의힘 정당 지지율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특히 중도층에서는 (두 후보가) 상당한 격차를 유지하고 있다는 부분도 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진보 지지층의 결집 이완을 주시하며 '투표 독려'를 제시했다. 강훈식 종합상황실장은 "상당한 격차로 이기고 있던 선거 초반에 대해 지지층이 이완된 측면이 하나가 있고 김문수 후보의 지지층만큼 이재명 후보의 지지층이 복원된 것은 아니다. 복원되는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또 '1번 이(2)재명에게 3표가 필요하다'는 의미의 '123 캠페인'을 언급하며 "지금부터는 이번 선거를 왜 치르는지 의미를 부여받은 사람들이 현장에 나가서 얼마나 투표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본다"며 "겸손하고 절박하고 간절한 마음으로 투표 참여를 호소드리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전날 "기본사회 실현을 위한 국가전담기구를 설치하겠다"며 자신의 대표 정책인 '기본사회'를 다시 꺼내들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기본사회는 단편적인 복지정책이나 소득 분배에 머무르지 않는다"며 "우리 헌법에 명시된 행복추구권과 인권을 바탕으로, 모든 국민의 기본적 삶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사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본사회 실현을 위한 국가전담기구를 설치하고 민관 협력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12·3 비상계엄 이후 경제 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정책 우선순위에서 자신의 대표 브랜드인 기본사회보다도 우클릭 행보를 앞세워 왔던 것과 달리, 분배에 무게중심을 둔 기본사회에 다시 힘을 싣는 모습이다.
전통적 지지층 재결집이 필요하다고 보고 진보 진영이 바라는 니즈를 가져가면서 '이재명의 색채'를 보여주려는 셈법이 깔린 셈이다.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국가미래정책위원장은 같은날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우리는 국가 재정은 조금 집어넣고 그걸 전부 금융 대출로 하고 연기해주다 보니 금리가 폭등해 경기가 완전히 침체돼 서민이 다 죽게 생겼다"며 국가가 부채를 안고 재정을 투입해야 한다고 했다.
결국 미래세대가 국가 부채를 부담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폐업이 많아도 창업이 많으면 그 사회는 돌아가는 것"이라며 "그러니까 개인에게 역량과 힘을 실어주는 경제 정책이 필요하고 어려움이 오면 국가가 떠안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 정부'를 계승하는 정통성을 부각하며 지지층 결집도 노렸다. 이 후보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6주기인 지난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해 노 전 대통령을 기렸다. 이 후보는 김경수 총괄선거대책위원장 등과 함께 묵념한 뒤, 단독으로 노 전 대통령 비석인 너럭바위에 헌화했다.
이 후보는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와 오찬을 했으며, 이 자리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 부부도 참석했다. 이 후보가 문 전 대통령을 만난 것은 지난 1월 당대표 재임 시절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아 예방한 이후로 약 4개월 만으로, 대선 후보로 선출된 이후로는 처음이다.
조기 대선을 11일 앞둔 상황에서 당내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 진영과의 접점을 최대한 늘리며 민주당 전통 지지층 표심을 빠르게 다잡으려는 행보로 보인다.
이 후보는 묘역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은 노 전 대통령께서 정치검찰 탄압 때문에 서거하신 지 16주기가 되는 날"이라며 "5월 23일이 될 때마다 가슴 아픈 건 어쩔 수가 없다"고 했다.
묘역을 참배하며 눈물을 흘린 데 대해서는 "요즘 정치가 정치가 아닌 전쟁이 돼 가는 거 같아 마음이 많이 불편했다. 상대를 제거하고 적대하고 혐오해서 통합이 아니라 국민들을 분열시키는 양상으로 가고 있다"며 "그런 역사적 희생자 중 한 분이 노 전 대통령인데 최악의 상황에서 한 발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다시 돼버린 것 같아 여러 가지 감회가 있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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