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선박 발주량이 줄어드는 가운데 한국이 중국에 이어 수주 2위 자리를 지켰다. 수주량은 중국에 뒤쳐졌지만 고부가가치 선박 중심의 수주로 질적 경쟁력을 과시했다. 업계는 액화천연가스(LNG)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의 경쟁력 확보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분위기다.
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통상환경의 불확실성과 물동량 감소로 선박 발주는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의 자료를 보면 지난달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166만CGT(표준선 환산톤수·71척)로 전년 동월(366만CGT) 대비 55% 감소했다. 이 가운데 한국은 25만CGT(8척·점유율 15%)를 수주해 64만CGT를 거머쥔 중국(42척·39%)에 이어 수주량 2위를 유지했다.
올해 들어 1~5월 누적 전 세계 누적 수주는 1592만CGT(515척)로 전년 동기 2918만CGT(1242척) 대비 45% 줄었다. 이중 한국은 381만CGT(95척, 24%), 중국은 786만CGT(274척, 49%)를 기록해 전년 동기에 비해 각각 35%, 5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척당 평균 CGT는 한국이 3만1000CGT로 중국(1만5000CGT)의 두 배를 웃돌았다. CGT는 선박의 무게에 부가가치와 작업 난이도를 반영해 산출하는 단위다. 고부가가치 선박 경쟁력에서 한국이 여전히 우위를 지켰음을 보여준다.
지난달 말 기준 세계 수주 잔량(남은 건조량)은 전월 말 대비 123만CGT 증가한 1억6344만CGT를 기록했다. 국가별 수주 잔량은 중국 9639만CGT(59%), 한국 3630만CGT(22%) 등의 순이었다.
클락슨 신조선가지수는 186.69포인트를 기록하며 작년 동월 대비 0.42포인트 하락하며 보합세를 나타냈다. 선종별 1척 가격은 17만4000m³이상 LNG 운반선이 2억5500만 달러,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이 1억2500만 달러,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2억7350만 달러였다.
이 같은 시장 상황에서 국내 조선업계는 주력 선종인 LNG선과 특수선 중심으로 수주 협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영국 선주 퓨러스 마린은 최근 HD현대에 18만 입방미터(㎥)급 LNG 운반선을 발주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4월 초 계약으로, HD현대삼호중공업이 건조하며 2027년 4분기 인도 예정이다. 계약금액은 2억8000만 달러(약 3800억원)으로 LNG 운반선 중 최고가 수준이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인수한 미국 필리조선소의 선박 건조 역량을 연간 1.5척에서 10척으로 확대할 계획인 가운데 미국 조선사 최초로 LNG 운반선 건조에도 도전한다. 회사는 고부가가치 상선과 미국 해군 군수지원함 등을 수주해 필리조선소를 10년 내 연매출 40억 달러(약 5조6000억원) 규모의 중대형 조선사로 성장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은 자국 발주 물량을 기반으로 물량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한국은 고부가가치 LNG 운반선과 대형 탱커 분야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며 “해운시장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수주 선별과 건조 효율성 확보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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