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보다 집이 더 위험”…급성심장정지 절반, 가정서 발생

박진석 기자 (realstone@dailian.co.kr)

입력 2025.06.18 12:00  수정 2025.06.18 12:00

“일반인 심폐소생술이 생존 좌우”…시행률 30%대 진입

뇌기능 회복한 환자 늘어…심정지 회복률 소폭 상승세


ⓒ게티이미지뱅크

급성심장정지 환자 2명 중 1명은 가정에서 심장이 멈췄고 환자의 생존 여부는 일반인의 즉각적인 심폐소생술(CPR) 시행에 따라 크게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은 지난해 상반기 동안 발생한 급성심장정지 환자에 대한 조사 결과를 18일 발표했다. 급성심장정지는 심장의 기능이 갑작스럽게 멈추거나 심각하게 저하되는 응급 질환이다. 조기에 적절한 처치를 받지 못하면 생존 가능성이 급격히 낮아진다.


조사 결과, 급성심장정지 환자의 64.0%는 가정이나 요양기관 등 ‘비공공장소’에서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가정’은 전체 발생 장소의 45.1%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도로, 상업시설, 공원 등 공공장소(17.8%)보다 2.5배 이상 높은 수치다. 즉, 대부분의 환자가 예상치 못한 평상시 공간인 집에서 심정지를 겪고 있다는 뜻이다.


심정지의 주요 원인으로는 심근경색, 부정맥 등 심장 질환이나 뇌졸중 등 ‘심인성’ 원인이 77.8%로 가장 많았다. 나머지 21.8%는 교통사고, 추락, 질식 등 외상이었다.


이번 통계에서는 생존율과 뇌기능 회복률도 소폭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상반기 전체 급성심장정지 환자의 생존율은 9.2%로 지난해 같은 기간(8.8%)보다 0.4%p상승했다. 뇌기능 회복률도 6.4%로 전년 대비 0.8%p 올랐다. 생존율은 응급실 또는 입원 후 퇴원까지 이른 환자의 비율이다. 뇌기능 회복률은 혼자서 일상생활이 가능할 만큼의 신경학적 회복 상태를 의미한다.


특히 일반인이 심폐소생술을 시행했을 경우 환자의 회복 가능성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 CPR이 시행된 4307건의 생존율은 14.3%, 뇌기능 회복률은 11.4%로 파악됐다. 이는 CPR이 시행되지 않은 경우(생존율 6.4%, 회복률 3.6%)에 비해 각각 2.2배, 3.2배에 달하는 수치다. 이는 병원 이송 전 목격자에 의한 초동 대처가 환자의 예후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일반인의 CPR 시행률은 2023년 상반기보다 0.4%p 상승한 30.2%로 집계됐다. 질병청은 꾸준한 CPR 교육과 홍보 확대의 효과로 풀이하면서도 여전히 전체 심정지 환자의 70% 이상이 일반인의 도움을 받지 못한 채 병원에 이송되고 있다는 점을 경계했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급성심장정지 환자 생존율 및 뇌기능회복률이 상승 추이를 보이는 것은 일반인의 심폐소생술 시행과 연관된 고무적인 결과”라며 “현장 목격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므로 일반인 심폐소생술이 더욱 확대될 수 있도록 교육자료 개발과 공모전 개최와 홍보 등 다양한 노력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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