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여겨볼 법한 #디자이너브랜드 총정리_유희 [김민정의 #해시태그 패션(59)]

패션 시장이 '과잉의 시대'를 거쳐, 이제는 ‘여백의 미’를 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유희(YUHEE)는 절제된 구조와 감각적인 무드의 중간지점에서, 자신만의 언어를 구축해나가고 있다. 무엇보다 유희는 실루엣에 집중하고 있는데 장식보다는 구조를, 시선보다는 흐름을 선택하고 있는 것이다.

그 결과, 단순히 ‘미니멀’이라는 단어만으로는 이 브랜드를 설명하기 어렵다. 디자인은 단출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원단의 조직감과 재단의 각도, 절개선의 리듬 속에서 섬세한 계산이 드러난다. 바로 이러한 점이 유희가 다른 미니멀 브랜드들과 구별되는 이유이다.

ⓒ유희

브랜드는 시즌마다 특정 트렌드에 반응하기보다, 동시대 여성의 ‘자세’와 ‘움직임’을 관찰하며 옷을 제안하고 있다. 입는 순간, 자세가 자연스럽게 펴지고 움직임에는 여백이 생기는 셈이다. 그건 옷이 덜어낸 만큼, 입는 사람의 존재감이 채워지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유희(YUHEE)의 2025년 SS(봄·여름) 컬렉션은 ‘NOSTALGIC EVOLUTION’이라는 키워드로 정의된다. 브랜드는 과거의 순수함과 현대적 감성을 조형적으로 재해석하며, 어린 시절의 기억을 현대적 구조로 진화시키는 방식을 택하고 있는 셈이다.

ⓒ유희

특히 이번 시즌에는 소재와 구조의 조화가 두드러진다. 텍스처가 살아 있는 시어서커와 레이온 혼방, 자연광 아래 은은한 광택을 드러내는 코튼 패브릭 등, 피부에 닿는 감각부터 움직임 속 실루엣까지 섬세하게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디자인은 여전히 미니멀하지만, 봉제선의 방향, 절개 라인의 깊이, 조직감의 변화에서 오는 미묘한 움직임이 룩에 깊이를 더하고 있다. 이는 유희가 추구해 온 ‘조용한 존재감’을 보다 정교하게 완성한 방식이기도 하다.

해당 제품은 ‘BASIC CORSET DRESS WHITE’으로 브랜드가 추구하는 절제된 구조미와 여성적인 곡선미가 균형 있게 공존하는 아이템이다. 이 드레스는 코르셋 특유의 견고한 구조를 활용하되, 과장 없이 정제된 라인으로 해석하고 있다.

허리에는 은은한 코르셋 스트랩이 배치되어 있어, 몸의 실루엣을 자연스럽게 정리하면서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덕분에 착용 시 안정감이 느껴지며, 전체적으로는 슬림하지만 부드러운 인상을 준다.

소재는 밀도 높은 코튼 혹은 코튼 혼방 원단을 사용하고 있다. 화이트 컬러 특유의 청량감에 더해, 통기성과 적당한 힘이 있는 조직 덕분에 여름철에도 쾌적한 착용이 가능하다.

ⓒ유희

다음으로 ‘STAR POINT T-SHIRTS WHITE’는 2025 s/s 시즌의 매력이 가득 담겼다.

미니멀한 구조 안에 위트를 담아낸 아이템으로, 프론트 중앙에는 별 모양의 스티치 디테일이 더해져 단순한 티셔츠에 은근한 시선을 만들어준다. 전체적인 실루엣은 여유 있으면서도 어깨선과 밑단 마감이 깔끔해, 데일리 웨어로 활용도가 높다.

코튼 100% 소재를 사용해 피부에 닿는 촉감이 부드럽고, 여름철 단독 착용에도 쾌적하다. 드레스업보다는 담백한 포인트가 필요한 날, 이 티셔츠는 과하지 않은 존재감으로 룩의 밸런스를 잡아줄 수 있다. 특히 톤온톤 팬츠나 롱스커트와 매치하면 유희 특유의 ‘조용한 개성’을 완성할 수 있겠다.

ⓒ유희

유희의 ‘CHECK HALTER NECK SHIRTS LIGHT BLUE’는 클래식한 체크 패턴을 현대적으로 재구성한 셔츠형 홀터넥 탑이다. 셔츠 칼라와 버튼 디테일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어깨 라인을 드러내는 구조를 적용해 과감하면서도 단정한 인상을 함께 갖추고 있다. 라이트 블루 컬러와 체크 패턴의 조합은 여름철 청량한 무드를 극대화한다.

가슴과 허리 부분은 비교적 여유 있게 떨어지며, 하의에 따라 캐주얼과 포멀 모두 연출이 가능하다. 백 라인은 고리 스트랩 형태로 마감되어, 실루엣을 가볍게 잡아주는 동시에 뒷모습에서도 입체감을 더한다. 시어서커나 린넨 팬츠처럼 통기성 있는 하의와 매치하면, 스타일링에 리듬감이 살아난다. 이 아이템은 하나만으로도 룩의 중심을 잡아주는 ‘서머 포인트 셔츠’로 제격이다.

ⓒ유희

마지막으로 소개할 아이템은 유희 특유의 구조적 감각이 가장 실용적으로 드러나는 팬츠다. COTTON LAYERED BANDING WIDE PANTS NAVY는 겹쳐진 듯한 전면 레이어드 디테일과 여유로운 와이드 핏이 특징이다. 허리 밴딩으로 착용감은 편안하지만, 실루엣은 흐트러짐 없이 단정하게 떨어진다.

톤 다운된 네이비 컬러는 사계절 모두 활용할 수 있으며, 상의에 따라 다양한 무드로 연출이 가능하다. 코튼 소재는 통기성과 흡습성이 좋아 여름철에도 부담 없이 입을 수 있다. 특히 셔츠나 슬리브리스 톱과 매치하면, 유희 특유의 절제된 멋이 한층 더 살아난다.

움직일 때마다 자연스럽게 흐르는 실루엣이 돋보이며, 실용성과 미감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팬츠겠다.

지금까지 살펴본 유희는 절제된 실루엣 안에 구조적 아름다움과 감각적인 디테일을 담아낸 브랜드다. 평소 조용한 개성, 그리고 옷이 주는 무드와 실루엣의 균형을 중요하게 여긴다면, 유희를 눈여겨봐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