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쇼헤이(31·LA 다저스)와 애런 저지(33·뉴욕 양키스)의 홈런 경쟁을 저지할 대항마가 등장했다. 바로 믿기지 않는 홈런 페이스의 주인공 시애틀의 칼 롤리(29)다.
롤리는 올 시즌 76경기(24일 기준)에 출전해 타율 0.278 32홈런 68타점을 기록 중이다. 홈런과 타점 모두 양대 리그 1위다.
지난 시즌 메이저리그는 오타니와 저지의 홈런 대결로 야구팬들의 큰 관심을 이끌어냈다. 오타니는 54개, 저지는 58개를 터뜨리며 각각 내셔널리그, 아메리칸리그 홈런왕에 올랐고 나란히 MVP도 손에 넣었다.
두 선수의 경쟁은 올 시즌에도 불꽃을 튀기며 이어지는 중이다. 하지만 5월부터 슬금슬금 따라붙은 이가 있었으니 바로 롤리였다. 롤리는 5월에만 12개의 홈런을 터뜨렸고, 6월에도 뜨거운 타격감을 유지하며 10홈런을 기록, 저지, 오타니보다 먼저 30홈런 고지를 돌파했다. 현재 32홈런의 롤리는 저지(28개), 오타니(26개)와 제법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지금의 페이스를 이어간다면 롤리는 66홈런에 도달할 수 있다. 메이저리그 한 시즌 최다 홈런은 2001년 배리 본즈가 기록한 73개이며, 아메리칸리그에서는 1961년 로저 매리스(61개)의 기록을 61년 만에 갈아 치운 2022년 애런 저지의 62개다. 즉, 롤리는 역사적인 기록에 도전할 수 있는 입장에 놓인 상태다.
롤리의 기록이 더 대단한 이유는 그가 속한 시애틀이라는 팀과 포수라는 포지션 때문이다. 시애틀의 홈구장 T-모바일 파크는 시애틀 지역 특유의 높은 습도로 인해 홈런을 생산하기가 매우 불리한 투수 친화구장이다. 그럼에도 롤리는 홈에서만 14개의 홈런을 폭발시켰다.
그의 포지션이 포수라는 점은 더욱 놀랍다. 포수는 야수들 중 체력 소모가 가장 많은 포지션이며 이로 인해 162경기를 오롯이 소화하는 경우가 드물다.
자연스레 포수 최다 홈런 기록에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다.
포수 한 시즌 최다 홈런은 2021년 살바도르 페레즈(캔자스 시티)가 작성했다. 당시 페레즈는 48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1970년 자니 벤치의 45개를 넘어섰다. 다만 페레즈의 경우 161경기 중 40경기를 지명타자로 나오며 컨디션 관리를 받았고, 그 결과 역사적인 기록 달성에도 불구하고 MVP 투표에서 7위에 머물고 말았다.
1970년 자니 벤치(신시내티)의 경우 158경기 중 포수로 139경기에 나왔고 공을 인정받아 그해 내셔널리그 MVP를 수상했다. 포수 홈런 역대 3위에 올라있는 2003년 하비 로페즈(애틀랜타)는 43개의 홈런을 오로지 포수로 출장했을 때 기록했다.
롤리는 현재까지 포수로 59경기에 나서고 있으며 지명타자 출전은 17경기다. 다만 포수 마스크를 썼을 때 29홈런을 기록했고, 지명타자 포지션에서는 3개 홈런으로 오히려 힘을 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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