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게임 어쩌다"…마지막 카드 꺼내든 넥슨, '카트라이더' 잔혹사 끝낼까

이주은 기자 (jnjes6@dailian.co.kr)

입력 2025.06.26 14:45  수정 2025.06.26 14:52

후속작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10월 서비스 종료

개발사 니트로 스튜디오 직원들 넥슨으로 전환배치

넥슨 라이브 본부서 '카트라이더 클래식'에 사활

니트로스튜디오가 개발한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메인 이미지.ⓒ넥슨

한때 동시 접속자 수가 20만명에 달할 정도로 대흥행했으나 지금은 넥슨의 아픈손가락으로 전락한 '카트라이더'가 마지막 부활에 나선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현재 본사 내 라이브 본부에서 '카트라이더 클래식'을 개발하고 있다. 아직 프로젝트의 총괄 디렉터와 구체적인 개발 방향, 출시 시점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원작이 가진 정체성을 최대한 계승해 IP(지식재산권) 팬들을 끌어모으면서도 최신 트렌드에 맞춘 게임성을 갖추는 방향으로 게임을 만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넥슨 산하 개발사인 니트로스튜디오가 카트라이더의 후속작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를 오는 10월 종료한 데 따른 것이다.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넥슨이 '원조 카트라이더' 서비스 종료라는 초강수를 두고 출시한 후속작이다.


하지만 야심찬 출시에도 불구하고 첫 해부터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강수는 악수가 됐다. 게임 프리시즌이 시작된 2023년 1월에는 글로벌 게임 플랫폼 스팀에서 동시 접속자 수가 무려 5000명에 육박했으나, 출시 반 년만에 500명대로 떨어졌다. 게임 출시 당해 니트로 스튜디오의 매출은 47억원, 영업손실은 22억원이었다.


이후 디렉터 교체와 시스템 개편 등의 노력에도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지지부진한 성과를 이어갔다. 원작과의 감성 차이, 느린 속도감, 부족한 콘텐츠 등에 대한 지적이 주를 이뤘다. 이에 따라 지난해 8월 콘솔과 모바일, 글로벌 서비스를 종료했고, 지난달 게임 자체의 운영을 그만두기로 했다.


넥슨이 카트라이더 클래식을 직접 본부에서 챙기겠다고 밝히면서, 니트로스튜디오의 개발 인력도 넥슨으로 재배치된다. 현재 니트로 스튜디오는 임직원 전환배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일부 인원은 카트라이더 클래식 개발을 위해 넥슨 라이브본부로 이동하고, 나머지는 다른 계열사나 타 회사로 적을 옮기는 식이다.


현재 넥슨은 빠른 시일 내에 전환배치가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니트로 스튜디오 개발 인력은 100여명인 것으로 전해진다.


차기 성장동력이 마땅히 없는 니트로스튜디오는 사실상 넥슨에 흡수될 것으로 점쳐진다. 현재 넥슨은 니트로스튜디오의 지분 전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니트로스튜디오는 자본 총계가 마이너스(-) 797억원에 달하는 등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대부분의 부채는 넥슨으로부터 빌린 차입금이다. 애초에 니트로는 넥슨에서 카트라이더 IP를 담당하던 개발팀이 분할해서 출범한 법인인데, 결국 다시 넥슨에 흡수되는 셈이다.


현재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클래식 버전의 부활에 대한 반가움보다는 불신과 우려가 큰 상황이다. 과거 카트라이더의 서비스 종료도 예고 없이 이뤄졌고, 이번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도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앞서 18년간 서비스하던 카트라이더의 운영을 종료했을 때에는 이용자들이 트럭 시위와 성명서 발표 등 단체행동을 통해 크게 반발한 적 있다. 이번에도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때문에 원작까지 섭종(서비스 종료)하더니 내부 사정이 있었겠지만 아쉽고 안타깝다", "다음 클래식에선 이용자들 피드백에 제대로 귀기울여주면 좋겠다" 등의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카트라이더는 초창기 넥슨의 정체성을 세운 상징적인 타이틀이기도 하고, 특유의 캐주얼성으로 전 연령대가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잠재력이 상당한 IP"라며 "클래식을 통해 회사를 향해 무너진 이용자들의 신뢰를 회복시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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