宋, 차기 전대까지 '비대위원장' 겸임
'김민석 압박'하며 대여 공세는 '순항'
친윤·개혁세력 화합 여부는 '물음표'
당내선 "다 같이 가는 방향으로 가야"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비상대책위원장을 겸임하면서 당의 원톱으로 떠오르면서 당내 갈등 해소와 대여(對與) 투쟁에서 성과를 내야 하는 중책을 떠안게 됐다. 당내에선 이번 비대위가 관리형에 불과할지라도 국민들로부터 당의 신뢰를 되찾기 위해선 송 원내대표가 최소한 계파 갈등을 불식할 수 있는 수준의 개혁과 혁신을 이끌어내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3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김용태 비대위원장 임기가 오늘 마무리되기 때문에 내일(1일)은 원내대표인 제가 잠시 새 비대위원장을 맡아서 최고 의사결정기구를 구성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새로 출범할 '송언석 비대위'는 오는 8월 열릴 예정인 차기 전당대회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될 전망이다. 송 원내대표는 지난 16일 원내대표 경선 당시부터 8월 내에 전당대회를 치러 정통성을 가진 새 지도부를 구성하겠다는 뜻을 밝혀온 바 있다. 이처럼 '관리형'이라는 태생적 한계를 갖고 출범하게 됐지만, 송언석 비대위를 향한 당내 기대는 기존 비대위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양새다.
비대위를 이끌게 될 송 원내대표 역시 이 같은 당내 목소리를 제대로 인지하고 있었다. 송 원내대표는 의총을 마친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짧은 기간이기 때문에 많은 활동을 하기엔 제약 조건이 있지만 이 비대위에서부터 우리 당이 환골탈태해서 거듭날 수 있는 의사결정기구가 되도록 노력하자는 취지로 (의원들에게)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원톱 체제를 형성한 송 원내대표가 짊어져야 할 '환골탈태'의 방향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이재명 정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효율적으로 견제할 수 있는 대여(對與) 공세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송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 국민청문회를 여는 등 대여 압박을 가중시키고 나섰다. 이 자리에서 송 원내대표는 "윗물이 탁한데 아랫물이 맑기만을 기대할 수 없다. 도덕성과 윤리 기준이 무너진 공직 사회는 결국 국민 삶을 위태롭게 한다"고 지적하며 정부·여당을 향해 견제구를 쏘아올렸다.
아울러 송 원내대표는 내일(7월 1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앞 전쟁기념관 상징탑에서 현장 의원총회를 열고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김 후보자의 지명 철회를 적극 요구할 방침이다. 이 역시 대여 공세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행동을 풀이된다.
이에 국민의힘 내부에선 송 원내대표의 '대여 전선'에는 큰 걱정을 하지 않고 있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세밀함 측면에서 보완할 부분이 있긴 하지만 총리 후보자부터 장관으로 지명된 인사들에 대한 검증이 진행되고 있고, 조금씩 여론전에서도 효과가 나타나고 있어 보인다"며 "확실한 한 방을 잡을 때까진 시간이 걸릴테지만 이재명 정부의 불신을 누적시킨다는 측면에선 잘하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환골탈태를 위한 두 번째 방향인 당 개혁과 혁신 부분이다. 송 원내대표가 당의 개혁을 위해 꼭 이뤄내야할 계파 갈등 종식과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 등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지 여부에 의문 부호가 붙어있기 때문이다.
송 원내대표 역시 당내 문제 의식은 공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송 원내대표는 지난 29일 채널A 뉴스쇼에 출연해 "윤 전 대통령은 이미 탈당했고 당원도 아니다. 우리 당에서는 윤 전 대통령과 함께 간다는 생각이 별로 없다"며 "앞으로도 국민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우리가 좀 더 쇄신을 해야 하고 중도층, 수도권, 청년층 이런 부분에 대해 좀 더 다가가는 노력을 해야할 때"라고 언급한 바 있다.
당내에선 구주류 및 개혁세력 간의 알력다툼을 어떻게 조율하고, 영남권을 벗어나 확장성을 확보할 것인지가 송 원내대표의 진짜 시험대가 될 것이란 이야기가 나온다. 앞서 김용태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자연스럽게 당내 기득권 세력은 와해될 거라고 생각하고, 그게 시대정신이다. 기득권을 유지하려고 몸부림쳐도 와해될 수밖에 없는 게 순리와 상식에 맞다"거나 대선 이후 국민의힘 개혁 의지를 점수로 말해달라는 요청에 "빵점"이라고 강조한 것처럼 친윤 구주류·영남권 의원들과 개혁 세력 간의 조화를 이뤄내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당이 살아나려면 김용태 비대위원장이 꺼낸 혁신안이나 한동훈 전 대표 측이 얘기한 개혁 같은 것도 받아들이고 다 같이 가는 방향으로 가야지 계속 다투는 식으로 가서는 안 된다"며 "다양한 목소리를 잘 수용할 수 있는 당 상황을 이끌어내는 게 이번 비대위의 가장 큰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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