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안철수 앞세워 '혁신 전선'에…성공 가능성은?

오수진 기자 (ohs2in@dailian.co.kr)

입력 2025.07.04 04:30  수정 2025.07.04 04:30

혁신위, 위원 인선 후 7일 공식 출범 예정

安 "'모두가 동의할 안' 빠르게 발표할 것"

회의적 시선은 여전…"얼굴마담 그칠 것"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과 안철수 혁신위원장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나 당 혁신위 관련 대화를 하고 있다. ⓒ뉴시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당 혁신위원장으로 임명되면서 그가 내놓을 혁신안이 '명분'에 그칠지, 실질적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을 지에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친윤(윤석열)계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당 상황에서 나올 수 있는 혁신안이 보여주기식에 그치지 않겠느냐는 냉소적 기류가 여전하지만, 안 의원은 과거와는 다른 혁신위 활동으로 당 쇄신을 성공시키겠다는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안철수 의원은 3일 국회에서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와 비공개 회동을 가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번 주말까지 위원 인선을 마무리한 뒤, 7일 비대위 회의를 통해 혁신위원회를 공식 출범하겠다고 밝혔다. 첫 공식 회의는 9일 열릴 예정이며, 기초 안건을 갖고 논의와 발표를 병행하는 형태로 운영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 의원은 "(개혁안)을 일주일에 한번씩 발표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정식 회의는 아니더라도 수시로 모여서 여러 사람과 논의를 거쳐 아주 신속하게 움직일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혁신위 구성과 관련해서는 "희망하는 분들이 너무 많아 곤란을 겪고 있다. 저를 포함해 7명 정도가 적당하지 않겠나"라며 "위원장과 현역 의원 2명, 원외 당협위원장 2명, 외부 인사 2명 정도가 되면 중수청, 중도·수도권·청년들의 목소리를 다 반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대선백서 태스크포스(TF)도 꾸린다. 안 의원은 "백서TF를 전체적으로 주관할 분은 외부에서 전문가를 모셔 와서 그분 주도 하에 진행하면서 동시에 혁신위는 혁신안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인적 쇄신' 내용이 담겨야 한다는 일각 주장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혁신위에서 어떤 부분까지 다루겠다는 것은 전적으로 저에게 맡겨진 임무"라며 "혁신위가 꾸려지면 함께 의논하겠다. 가장 좋은 것은 만장일치라 본다. 모든 사람들의 동의하는 하에서 빠른 시간 내에 발표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어 안 의원은 "당이 위기 상황 아닌가. 7월 말 정도에 본격적으로 특검이 가동되면서 당의 위기감이 고조될 시기"라며 "많은 국민이 찬성하는 혁신안에 대해서는 비대위에서도 받아야만 국민 눈높이에 부합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비상대책위원회 측도 뼈를 깎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에 동의하며 개혁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고 나섰다. 비대위원인 김대식 의원은 이날 오전 비대위 회의에서 "그동안 우리는 패배를 이재명 대통령 탓이나 더불어민주당 정권의 컨벤션 효과 등 일시적 효과 탓으로 돌리며 현실을 회피해 왔다"면서 "그러나 국민이 요구하는 것은 누가 헌정질서와 책임정치의 가치를 지키는 가에 대한 답이다. 우리 안에 깊이 뿌리 내린 기득권과 반성, 오만을 이제 청산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깜짝 놀랄 만큼 바뀌겠다. 위대한 시작이 바로 이 국민의힘 비대위가 되도록 저부터 행동으로 증명하겠다"며 "비대위는 기대하는 당원의 마음도 실망하는 국민의 마음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국민의힘을 보여드리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철수 국민의힘 신임 혁신위원장이 송언석 비대위원장과 면담하기 위해 지난 2일 오후 국회 본청 원내대표실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비대위 인선' 및 '주요 당직' 모두 친윤계가 '장악'
안철수, 운영 여의치 않을 경우 중도포기 가능성도


지도부의 의지와 별개로 혁신위를 향한 정치권의 회의적 시선은 여전히 팽배하다. 비대위 인선부터 주요 당직까지 친윤계 인사들로 채워지면서, 안 의원의 역할이 결국 '얼굴 마담'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당내 기반이 약한 안 의원이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엔 구조적 한계가 명확하다는 것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혁신위 성공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이라며 "안 의원은 충분히 (혁신하고 싶어하는) 그런 의지는 많은데 문제는 수단이 없다. 예를 들어 세(勢)가 있어야 무엇을 할 수 있는데 그게 여의치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극단적으로는 혁신위 운영이 순탄치 않을 경우 안 의원이 중도 포기할 수 있단 가능성도 제기했다. 신 교수는 "안 의원 성격으로는 혁신위 운영이 여의치 않으면 그냥 (혁신위원장을) 때려칠 가능성도 있다. 얼굴 마담으로만 (운영을) 하라는 데 그걸 하겠느냐"라며 "혁신위를 한다고 안 의원의 사람들이 생기겠나. 그렇게 짧은 기간 안에 자기 사람을 만들 수 있었다면 지금 세력이 엄청 났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안 의원이 띄운 대선 백서와 관련해서 신 교수는 "만들 필요는 있겠지만 원인은 뻔한 것 아니겠느냐"라며 "사실 친윤들이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을 끝까지 반대했단 것을 (지금까지) 아주 모호하게만 언급했기에, 완전히 윤 전 대통령과 결별하지 못했단 점 이런 것들을 (안 의원이) 백서를 통해 밝히려고 할텐데 그것을 한다 한들 친윤들이 움직이겠느냐"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무총장이나 이런 사람들 보면 전부 영남 출신, 친윤들이 등장하지 않았느냐"라며 "당연히 얼굴 마담으로 안 의원을 앉힌 거고, 뭔가를 바꾸려는 노력을 한다는 소리를 듣기 위해 안 의원을 앉혔는데 그게 성공할 지는 모른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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