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국무총리 인준안 강행 '에…나경원 "다른 방식으로 저항"
'거대 여당' 민주당, 의석 수 앞세워 마이웨이…野, 무기력에 허덕
통합·단합 안된단 지적도…"허무함을 자신감으로 바꿀 계기 필요"
국민의힘의 대여 공세에 힘이 실리지 않고 있다. 정치권에선 대선 이후 거대 여당으로 자리 잡은 민주당 앞에서 야당이 깊은 무기력을 느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지속된 계파 갈등으로 인한 분열과 당의 개혁과 혁신이 제자리에 멈춰서면서 대여 투쟁에 헌신하는 이들이 줄어든 데서 공세 약화의 원인을 찾는 목소리도 나온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3일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안을 통과시킬 것으로 보인다’라고 질문하자 "실질적으로 로텐더홀에서의 항의 농성은 더 이상 의미가 없어진다고 본다"며 "이제는 다른 방법의 저항을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여야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본회의를 열고 출석의원 179명 중 찬성 173명, 반대 3명, 무효 3명으로 김 후보자 인준안을 가결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항의의 표시로 인준 표결에 불참하고 규탄대회를 열고 김 후보자 인준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나 의원은 그럼에도 김 총리에 대한 공세를 지속하겠다는 의사를 드러냈다. 나 의원은 "이번 인사 검증에서 도덕성 문제를 넘어 각종 범죄 혐의가 드러났다"며 "형사 절차, 사법 절차에 의한 투쟁을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다.
구체적 방안으로는 국민의힘이 김 후보자 재산 의혹과 관련해 형사 고발 조치를 취한 것, 공직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위증하거나 자료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형사 처벌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인사청문회법 개정안 발의 등을 꼽았다. '보여주기식 정치'라는 여권 비판에 이어, 야당 일각에서도 비슷한 반응이 이어지자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나 의원은 자신을 겨냥한 당내 일각의 비판에 대해선 "메시지를 가리기 위한, 메신저의 공격이라고 생각한다. 개의치 않는다"며 "농성을 하면 단식 농성만 있나. 항의 농성의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제가 이곳 로텐더홀에서 계속 앉아 있고 잠은 하루에 3시간 정도 눈을 붙인 것 같다. 그러한 방법으로 라도 이것(김민석 총리 지명의 부당성)을 알리고자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정치권에선 대선 이후 거대 여당으로 자리 잡은 민주당 앞에서 야당이 무력감에 시달리고 있단 분석이 나온다. 당직을 맡고 있지 않은 나 의원이 직접 나서 철야 농성까지 벌이는 등 대여 공세를 강화했음에도, 당이 이렇다 할 지원책을 마련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은 것이 대표적이다.
일각에선 당의 분열이 이 같은 무기력함을 부추기고 있단 분석을 내놓고 있다. 지난 1일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대여 투쟁을 본격화하기 위해 서울 용산 대통령실 인근에 모여 현장 의원총회를 열고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지명 철회를 촉구했지만, 의석 수의 절반 정도에 해당하는 50여명의 의원만 참석하면서 단합된 모습을 보이는데 실패했다.
아울러 국민의힘은 지난달 30일 김 후보자가 미국 유학 시절 매달 450만원 상당의 소득을 제공받은 게 '배추 농사 투자 수익 배당금'이라고 주장한 것을 비꼬기 위해 '국민 청문회'를 열고, 그 현장에 배추 18포기를 쌓아두기까지 했으나 국민들의 관심을 끌어내는데는 어려움을 겪었다. 오히려 민주당 측에서 '무책임한 발목 잡기 공세'라고 받아치며 여론전에 나선 것이 주효한 효과를 발휘하며 여론전에서 어려움을 겪어서다.
이처럼 국민의힘의 대여 공세가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배경에는 소수 야당이 마주한 물리적 한계 속 의원들의 무력감이 존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와 별개로 당 내부의 쇄신·개혁 개혁 작업이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국민 신뢰를 회복하지 못하는 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읽힌다.
김기흥 국민의힘 전 대변인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야당은 야당으로서 정부에 대한 여당과의 관계 맺음을 통해서 정부를 건전하게 비판하면서 존재감을 회복하고, 실제로 작은 단위의 성과를 이뤄내야 된다"며 "지금의 국민의힘은 무기력한 게 선거도 지고 무엇보다도 제대로 견제를 못 한다는 그런 어떤 허망함, 허무함이 있는 것인데, 이 허무함을 뭔가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바꿀 수 있는 그런 계기가 필요한데 그건 사실 논리의 문제는 아니고 결국은 헌신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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